답십리성당 주임신부 사목서한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3-08     조회 : 392  

[답십리성당 주임신부 사목서한] 
 + 찬미 예수님! 답십리성당의 형제자매 여러분, 지난 열흘 동안 평안하게 지내셨는지요. 본당신부입니다. 

 지난 몇 주간은 240여 년의 한국 천주교 역사상 유례가 없었던 ‘미사성제가 거행되지 않는’ 공동체 신앙을 경험하는 초유의 시간이었습니다. 

전 세계적인 감염병 사태로 인해 초국가적인 대처의 일환으로 더이상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확산되어서는 안된다는 사회적 공감대와 이에 따른 한국 천주교회 전체 교구 내 성당과 기관 단체들은 일체의 미사와 모임, 회합 등을 중지하는 결정을 하였습니다. 

이에 우리 답십리성당도 3월 10일까지 성당 내 모든 회합과 미사 거행을 중지하였고, 개별적인 기도와 성체조배를 위한 공간인 대성전만을 개방하였습니다. 

 신자 여러분들도 아시는 것처럼 공교롭게도 미사 거행이 중지된 것이 시작된 날이 거룩한 참회와 정화를 통한 은총의 시기인 사순시기의 첫날인 재의 수요일이었지요.

 참으로 우연의 일치로만 볼 수 없는 신비로운 ‘ 하느님 신비’에 가슴을 치는 순간이었습니다. 

실로 사순시기의 첫날에 하느님께서는 교회 안에 심어놓으신 성령의 임재하심안에서 이제는 외적인 전례로서의 재의 수요일이 아닌, 내적인 실체 안에서 우리 모두의 절제와 인내, 그리고 이웃사랑의 실천을 통한 진정한 사순의 의미를 체화하도록 이토록 기묘하게 당신 자신의 계획을 마련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천주께 감사! 비록 여러분들과 함께하지는 못하였지만 부족한 종인 저와 박 신부님 그리고 세분의 수녀님(본당 수녀님 두 분, 아직 인사도 못 드린 학생 수녀님), 신학교에서 피난 온 신학생까지 6명의 공동체 인원이 함께 사제관 거실에 마련한 작은 제대에서 미사 드리며 소박하게 ‘재를 머리에 얹는’ 예식을 하였습니다. 

그날부터 우리 답십리성당의 사제, 수도자, 신학생으로 이뤄진 작은 공동체는 매일 오전 10시에 임시로 마련한 성당 사제관 다락방 제대에서 이번 코로나 19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모든 이들과 신자 여러분들의 건강과 평화 그리고 참된 일치를 위해서 미사 드리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이 작은 미사가 우리 답십리성당 공동체의 가정마다 은총이 더해지는 것이라 믿고, 또한 기도드립니다.

 이 작은 다락방 공동체의 미사와 기도를 드릴 때마다, 본당신부인 저의 마음은 ‘길 잃은 한 마리 양’을 찾아 나서는 착한 목자이신 우리 주님의 따뜻한 위로가 여러분 모두에게도 이어지리라 믿으며, 성령의 일치 안에서 신자 여러분 각 가정에 사랑과 평화의 축복이 함께 하기를 기원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 위로와 축복이 닿았으리라고 믿습니다. 아멘! 올해 사순시기는 우리 믿는 이들의 공동체인 교회가 실로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여 각 지체가 하나의 몸을 이루는’ 한 몸임을 체험하는 은총의 시기인 듯합니다. 
나뭇잎이 각각 흩어져 있는 것처럼 보여도 같은 줄기와 뿌리에 붙어있습니다. 
비록 함께 모여 미사를 봉헌하지 못하지만 우리는 함께 기도하는 것 안에서 이미 한 몸이며, 한마음임을 체험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이 은총의 사순시기에 더욱 하나 됨을 느낍니다. 
 이 모든 시련과 인내의 시기를 잘 견디어내고 더욱 단련된 신앙 안에서 우리 답십리성당 공동체는 한층 더 성숙한 하느님 백성으로 성장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게 될 것을 믿고 또 고백합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각 가정과 일터에서 인내하고 기도하시는 동안 본당 공동체는 신자 여러분들이 더욱 안심하게 신앙생활을 잘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본당 내 시설과 공간의 청결과 감염병 예방을 위한 방역에 힘쓰고 있습니다. 

지난 2월 28일에 1차로 성당 전체 방역작업이 있었고, 오는 3월 10일에도 2차로 방역이 있을 예정입니다.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더욱 열정적이고 활기찬 본당 공동체 구성원으로 다시 만날 그 시간까지 이제는 얼마 멀지 않을듯싶습니다. 

 다시 한번 주님의 은총의 시기인 사순의 때를 잘 보내시기를 기원하며 여러분 모두에게 강복합니다.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는 여러분 모두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아멘. 

 2020년 3월 5일. 
 성시간을 앞두고 여러분의 부족한 종. 본당신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