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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28일 월 [백] 부활 제2주간 월요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5-04-29 조회수17

복음

<누구든지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3,1-8

1 바리사이 가운데 니코데모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유다인들의 최고 의회 의원이었다.

2 그 사람이 밤에 예수님께 와서 말하였다.

스승님, 저희는 스승님이 하느님에게서 오신 스승이심을 알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함께 계시지 않으면,

당신께서 일으키시는 그러한 표징들을 아무도 일으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3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위로부터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의 나라를 볼 수 없다.”

4 니코데모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이미 늙은 사람이 어떻게 또 태어날 수 있겠습니까?

어머니 배 속에 다시 들어갔다가 태어날 수야 없지 않습니까?”

5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

6 육에서 태어난 것은 육이고 영에서 태어난 것은 영이다.

7 ‘너희는 위로부터 태어나야 한다.’고 내가 말하였다고 놀라지 마라.

8 바람은 불고 싶은 데로 분다.

너는 그 소리를 들어도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영에서 태어난 이도 다 이와 같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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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2주간 월요일

(2025. 4. 28 ; 답십리 본당)

 

   예수님 시대 율법학자, 바리사이, 대사제, 유다 최고 의회 의원 등의 사람들은 모두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사람들, 빛 좋은 개살구, 이중인격자들, 위선자들인 줄로만 알았는데, 다 그런 것은 아니었나 보다. 바리사이로서 유다 최고 의회 의원이었던 니코데모란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예수님께서 선포하시는 말씀과 그분의 행적에 매료되어 깊이 빠져들었던 것 같다. 사실 니코데모가 속해있던 바리사이들은 예수님 시대 당시 이스라엘의 갱신 운동을 주도해가던 소수 엘리트 그룹의 종교 지도자들이었다. 당시 유다인 역사가 요세푸스(Flavius Josephus, 37?-100?)의 증언에 따르면, 예수님 시대 당시 바리사이들의 숫자는 6천 명 정도였다.

   더구나 니코데모는 평범한 바리사이가 아니었다. 그는 유다인들의 국회라고 할 수 있는 산헤드린, 곧 유다 최고 의회 의원이었다. 당시 산헤드린은 의장을 포함해서 총 71명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렇게 보면 니코데모는 엄격히 종교 생활을 하면서 도덕적으로 올바르게 살아가는 사람, 최고 의회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 율법과 성경에 대한 깊은 이해와 지식을 지니고 있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니코데모는 아직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니코데모는 주변 사람들의 눈을 피해서 심야에 몰래 예수님을 찾아왔다. 당시 산헤드린과 예수님 사이에 첨예한 갈등 관계가 형성되어 있었기에, 최고 의회 의원으로 낮에 예수님을 찾아온다는 것은 무척이나 조심스러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위험을 뚫고 밤에 예수님을 찾아온 니코데모는 자신이 보고 느낀 바를 그분께 말씀드린다. 일종의 신앙고백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니코데모는 어둠을 뚫고 빛이신 예수님께로 나아온 참 신앙인이었다. “스승님, 저희는 스승님이 하느님에게서 오신 스승이심을 알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함께 계시지 않으면, 당신께서 일으키시는 그러한 표징들을 아무도 일으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직 2퍼센트 부족한 니코데모를 향해 예수님께서는 그가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자극하고 고무하신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위로부터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의 나라를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위로부터 태어난다는 것은 무엇일까? 예수님께서는 이어지는 이야기에서 설명하신다. 위로부터 태어난다는 것은 곧 물과 성령으로 태어난다는 것이다. 이는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구세주 그리스도임을 굳게 믿고, 그분의 이름으로, 물과 성령으로 세례를 받는 것을 의미한다. 세례를 받는 사람은 누구든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자격을 얻게 된다. 그렇기에 세례를 받는다는 것은 엄청난 은혜요 특전이 아닐 수 없다. 세례 성사로 초대받은 우리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들이다. 세상 사람들은 한 번만 태어나는데,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세례를 통해 다시 한번 태어나며, 그 표시로 새 인간으로서 새로운 이름인 세례명을 받는다.

   게다가 우리는 세상 사람들이 꿈도 못 꾸는 영원한 생명과 구원, 하느님 나라 입국 초대장을 받게 된다. 위로부터 태어난다는 것은 거듭 태어난다는 것, 옛 사람의 행실을 버리고 새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것, 곧 하느님 은총의 빛 안에 옛 생활을 말끔히 청산하고 구원의 삶을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늘 본기도에서 우리는 저희가 이 땅의 부모에게 받은 모습은 벗어 버리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모습으로 변화되게 하소서.”라고 기도하였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은 부모에게서 받은 모습이 아니라, 하느님의 모습으로 살고자 함이다. 어찌 보면 그것이 신앙의 완성이요 구원이라 말할 수 있다. 그렇게 하느님을 닮은 완성을 이루려면 얼마나 많이 노력해야 할까? 예수님께서는 누구든지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하고 말씀하신다. 그러니 날마다 세례의 삶으로 묵은 인간은 죽고 새로이 태어나도록, 사랑의 삶으로 태어나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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