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18일 연중 제15주간 목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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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4-07-18 조회수36 |
복음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1,28-30 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28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29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30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미사강론 (2024.07.18. / [녹] 연중 제15주간 목요일) 오늘도 우리는 각자의 ‘짐’을 짊어지고 살아간다. 나그네가 바랑을 지고 다니듯, 바랑이 없는 거지도 끼니를 챙겨야 하는 ‘짐’을 져야 하듯, 오늘도 우리는 삶을 ‘짐’으로 지고 살아간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어쩔 수 없이 짊어져야 하는 ‘짐’이 있고, 스스로 짊어진 ‘짐’도 있다. 부모로서 져야 하는 ‘짐’이 있고, 자녀로서 져야 하는 ‘짐’이 있고, 가족으로서 함께 져야 하는 ‘짐’이 있다. 질병과 육신, 상처와 나약함, 분노와 원망을 ‘짐’으로 지고 가기도 한다. 형제를 ‘짐’으로 지고 가고, 세상을 ‘짐’지고 가며, 자기 자신을 ‘짐’으로 지고 간다. 자신만이 짊어져야 하는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짐’이 있고, 부당하게 떠맡겨진 ‘짐’도 있고, 피하고 싶은 ‘짐’도 있다. 우리는 자신의 ‘짐’을 다른 이에게 떠맡기기도 하고, 다른 이의 ‘짐’을 떠맡기도 하며, 함께 나누어지기도 한다. 반면 신앙인으로서 사도 바오로가 말한 것처럼, “우리는 언제나 예수님의 죽음을 몸에 짊어지고 다닙니다. 우리의 몸에서 예수님의 생명도 드러나게 하려는 것입니다”(2코린 4, 10)하기 위한 것도 있다. 그런데 나의 몸에서, 나의 짐에서 그리스도의 생명이 드러나고 있는가? 사실, 예수님께서도 ‘짐’을 지고 가셨다. 세상을 짊어지고, 우리의 죄를 짊어지고, 십자가를 지고 가셨다. 아니, 그 ‘짐’을 지기 위해 이 세상에 오셨다. 바로 그 ‘짐’을 지고서야 가실 길을 갈 수 있었다. 그런데 “멍에”는 ‘짐’이란 단어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일이란 느낌을 준다. 왜냐하면 “멍에”는 ‘쉽게 벗어날 수 없는 구속이나 억압’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럼 가볍고 편한 멍에가 세상에 존재할까? 무겁고 불편해야 멍에라고 말한다. 만일 날마다 그런 멍에를 짊어지고 산다면, 그것이 무거운지도 모르고 살아갈 것이다. 그 무게에 짓눌려 어깨는 망가지고 마음도 갈기갈기 찢겨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 자신을 발견한 뒤에야, 우리는 이 멍에를 어떻게, 왜 짊어지게 되었는지 생각한다. 미사를 시작하기 전에 제의를 입으며 침묵 가운데 이런 기도를 한다. “주님, 주님께서는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고 하셨으니 제가 주님의 은총을 입어 이 짐을 잘 지고 가게 하소서. 아멘!” 그리고 지금 제가 메고 있는 멍에의 무게를 생각해 보면, 제의는 가볍지만, 그 무게감은 삶을 짓누른다. 어깨에 두른 영대와 몸에 걸치는 제의 때문에 있는 그대로의 나로 살지 못할 때가 있으며, 누군가를 위한 희생을 스스로에게 강요할 때도 있다. 때로는 그 무게에 쓰러져 아무것도 하지 못할 때도 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그리하셨던 것처럼 다시 일어서야 한다. 그분께서는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걸어가시며 세 번이나 넘어지셨고, 다시금 묵묵히 일어나셨다. 그 멍에를 내려놓고 싶다고 피땀 흘리시며 아버지께 기도하셨고, 수많은 모욕과 조롱을 받으시면서도 그 멍에의 무게를 견디어 내셨다. 예수님의 멍에가 무겁지 않고 고통스럽지 않아서가 아니다. 그 무게와 고통보다 우리를 향한 그분의 사랑이 더 크셨기 때문이다. 멍에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리고 나의 멍에가 다른 사람들의 멍에보다 더 고통스럽고 무겁게 느껴진다. 그 무게를 견딜 수 있게 지탱해 주는 것은 바로 사랑이다. 멍에가 가벼워지거나 고통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지만,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어려움을 견디고 버텨 내는 것이다. 오늘도 사랑으로 기꺼이 멍에를 메고 짐을 지고 나아가 안식을 얻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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