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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강론

2024년 7월 26일 연중 제16주간 금요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4-07-26 조회수17

복음 

<말씀을 듣고 깨닫는 사람은 열매를 맺는다.>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3,18-23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8 “너희는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새겨들어라.

19 누구든지 하늘 나라에 관한 말을 듣고 깨닫지 못하면,

악한 자가 와서 그 마음에 뿌려진 것을 빼앗아 간다.

길에 뿌려진 씨는 바로 그러한 사람이다.

20 돌밭에 뿌려진 씨는 이러한 사람이다. 그는 말씀을 들으면 곧 기쁘게 받는다.

21 그러나 그 사람 안에 뿌리가 없어서 오래가지 못한다.

그래서 말씀 때문에 환난이나 박해가 일어나면 그는 곧 걸려 넘어지고 만다.

22 가시덤불 속에 뿌려진 씨는 이러한 사람이다.

그는 말씀을 듣기는 하지만,

세상 걱정과 재물의 유혹이 그 말씀의 숨을 막아 버려 열매를 맺지 못한다.

23 좋은 땅에 뿌려진 씨는 이러한 사람이다. 그는 말씀을 듣고 깨닫는다.

그런 사람은 열매를 맺는데,

어떤 사람은 백 배, 어떤 사람은 예순 배, 어떤 사람은 서른 배를 낸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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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부모

                   성 요아킴과 성녀 안나 기념일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요아킴과 안나가 어떤 인물이고, 어떤 삶을 살았는지 성경에 일체 언급되어 있지 않다. 다만 전승을 통해서 두 분의 생애가 언급되고 있다. 그만큼 성모님의 부모님은 성모님 못지않게 겸손한 분들이셨고, 언제나 기도와 침묵 속에 하느님의 뜻을 찾아갔던 모범적인 신앙인이셨다는 반증이 두 성인에 대한 부족한 자료라고 여겨진다. 그런데 170~180년경에 쓰인야고보 원복음서라는 위경(僞經)이 성모님의 부모에 대한 귀중한 자료를 제공해 준다.

 

   그 내용에 따르면, 아버지 요아킴은 나자렛 출신으로 존경받는 부자였다. 어머니 안나는 베들레헴 출신의 신심 깊은 여인이었다. 두 사람은 열심한 신앙인이었지만, 나이가 많아져도 자녀가 없었다. 요아킴은 예루살렘의 사제에게 제물을 바쳤으나, 그들이 자녀가 없다는 것은 곧 하느님께 버림받은 표시라며 그가 바친 제물까지 거절하고 욕을 하였다. 이에 요아킴은 하느님께 단식하며 기도드리기로 결심하고는 광야로 갔다. 그동안 집에 남아 있던 안나 역시 하느님께 기도를 바쳤다. 안나는 과부가 된 듯한 외로움과 실제로 자식이 없는 설움 속에서 자신이 주님께 버림받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두 분의 기도가 얼마나 간절했던지 마침내 주님께서 응답을 주셨다. 천사가 안나에게 나타나 잉태하여 낳을 아이는 온 세상에 이름을 떨칠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이에 안나는 그 아이를 하느님께 봉헌하겠다고 약속하였다. 또한 광야에서 기도하던 중 비슷한 환시를 본 요아킴은 기뻐하면서 서둘러 집으로 출발하였고, 남편이 돌아온다는 전갈을 받은 안나는 마중 나갔다. 그리고는 부둥켜안으며 이제 저는 주님께서 놀랍게도 제 기도를 들어주셨음을 압니다. 이전에는 과부였지만 이제는 더 이상 과부가 아닙니다. 한때는 아이를 갖지 못했지만, 이제는 아이가 들어섰습니다.”

   드디어 출산 날이 다가왔고, 막상 아이를 출산하고 보니, 기대했던 아들이 아니라 딸이었다. 처음에는 많이 실망했지만, 마음을 바꿔 먹었다. 하느님께 깊이 감사드리면서, 아기에게 사랑받는, 높여진, 바라던 자식이란 뜻의 마리아(מִרְיָם, Μαριάμ, Maria)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후 이 부부는 마리아가 3세가 되던 해에 예루살렘 성전에 데리고 가서 마리아를 하느님께 봉헌하고 성전에서 양육되도록 맡겼다.

 

   안나에 대한 자세한 역사적 사실은 알 수 없지만, 다마스쿠스의 성 요한이 쓴 안나를 찬양하는 내용에 따른다면, 안나는 교양이 깊고, 훌륭하게 가정을 보살펴서 남편으로 하여금 조금도 집안 걱정을 하지 않도록 한 현명하고 매우 부지런한 부인이었다고 한다. 그녀는 자비심이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 그녀는 가난한 자에게 손을 열고 구차한 자에게 손을 폈다.”라고 다마스쿠스의 성 요한은 말하였다. 그러니 안나가 마리아의 어머니로 간택된 것 역시 자비심이 깊었기 때문. 또한 안나는 천상적 지혜가 충만한 분이었다. “그는 입을 열면 지혜를 말하나니, 온화한 법이 그의 혀에 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지혜는 세속적 지혜가 아니다. 하느님의 뜻에 따라야 할 것과 하지 말 것을 구별하는 지혜이다. 끝으로 안나에게 있어서 특별한 성덕은 하느님을 敬畏하는 마음이었다. “많은 딸들이 재산을 모았으나 너는 저들을 초월하도다. 애교도 믿지 못할 것이요, 아름다움도 헛된 것이다. 주님을 두려워하는 부인은 찬미를 받으리라. ”

 

   이처럼 안나는 여러 가지 덕행을 지닌 아름다운 마음의 소유자요, 구세주를 손자로 모시게 된 분이다. 하지만 그녀가 언제 세상을 떠났는지에 대해서는 알 길이 없다. 더구나 안나에 대한 이야기는 그나마 전승으로 전해지지만, 요아킴은 후일 성전에서 예수님을 증언한 뒤에 곧바로 운명했다고 한다.

요아킴과 안나라는 이름이 진짜 이름이든 아니든 그들은 자신들의 약속을 충실히 수행하고, 열심한 신앙생활을 통해 구세주의 어머니를 딸로 맞이하였다. 이처럼 우리의 가정도 하느님께 온전히 의탁하며 기도하는 분위기로 만들어 가야 한다. 그로 인해 자녀들이 자연스럽게 젖어들 신앙의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 요아킴과 안나가 특별한 공경을 받게 된 것은, 결혼 생활의 모범을 요아킴과 안나 가정에서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신앙심이 가정의 성화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를 깨닫게 해준다.

   우리가 가정을 기도하는 분위기로 만들어 간다면, 우리의 자녀와 손주들도 자연스럽게 그 분위기에 젖어 들어 아름다운 신앙인으로 자라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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