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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19일 토 [녹] 연중 제 28주간 토요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4-10-19 조회수33

복음

<너희가 해야 할 말을 성령께서 그때에 알려 주실 것이다.>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2,8-12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8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사람의 아들도 하느님의 천사들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할 것이다.

9 그러나 사람들 앞에서 나를 모른다고 하는 자는,

사람의 아들도 하느님의 천사들 앞에서 그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10 사람의 아들을 거슬러 말하는 자는 모두 용서받을 것이다.

그러나 성령을 모독하는 말을 하는 자는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11 너희는 회당이나 관청이나 관아에 끌려갈 때,

어떻게 답변할까, 무엇으로 답변할까,

또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12 너희가 해야 할 말을 성령께서 그때에 알려 주실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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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을 보여주는 삶

(2024.10.19. / [] 연중 제 28주간 토요일)

  

  사람이 하는 말과 행동은 자신의 내면을 드러냅니다. 그의 생각과 속셈, 심지어는 무의식까지도 말이죠. 내면이라는 것은 생각이나 느낌이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 자신의 온 존재이거나 정체성이기도 합니다. 사랑의 약속, 충성의 맹세, 신앙 고백은 대상이 누구인지에 따라 목숨보다 소중한 것이 될 수 있습니다. 말과 행동으로 인해 내 삶의 궁극적인 방향이 정해지고, 존재의 의미가 부여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 특히 하느님을 모르거나 그분과 다른 뜻을 품은 사람들 앞에서 예수님을 안다고 고백하는 것은, 내 존재와 삶이 예수님 뜻 안에 있음을 그들 앞에 밝히는 것이며, 결코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은 세례성사를 통해 하느님의 자녀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새로 태어나, 교회에 속하게 되는데, 하느님을 안다고 말하는 것은 그분을 향한 관심과 의지를 갖고, 관계를 발전시켜 나간다는 의미입니다. 하느님과 나누는 내적 친밀감이자 사랑을 키우는 것이고, 그분과 만나는 나의 역사를 만드는 것입니다. 마음 전체가 예수님으로 가득 찬 사람은, 굳이 드러내지 않아도 존재 자체로 예수님을 뿜어낼 것입니다. 그 빛은 세상의 풍파와 박해 속에서 더 선명하게 보일 것이고, 자기를 희생하는 순교로까지 이어집니다.

 

  신앙인들에게, 세상에서 살아가면서 주님을 말과 행동으로 고백하고 증언하는 것은 중요한 의무입니다. 빠르고 복잡하게 변하는 세상에서, 하느님의 존재와 그분의 가르침이 점점 더 퇴색되어가는 현실 안에서 우리는 과연 어떤 방법으로, 삶의 어떤 모습으로 주님을 증언해야 하고, 할 수 있는지 숙고해야 합니다. 박해와 핍박이 있던 시대에는, 믿음을 고백해 목숨을 바친 순교가 외려 증거의 단순한 방법이었습니다. 물론, 죽음을 불사하는 온전한 신앙과 용기가 있어야 가능했을 일이었겠지만, 가장 확실한 길이었겠지요. 신앙을 교묘하게 비하하는 풍토와 세속적인 무감각의 시대에, 하느님을 전하는 것은 더 어려워졌습니다. 모든 것들을 좋게 바라보고 존중하는 듯한 시선들 사이에, 하느님을 향한 길은 점점 가려지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사람의 아들도 그를 안다고 증언할 것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신앙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의외로 아주 쉽고 간단하지만, 가장 본질적인 것입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흐르는 욕망의 홍수에 유영하며, 감사의 마음을 잊어버렸습니다. 아주 작은 것에서도 지거나 손해 보기를 끔찍이 싫어하고, 이해와 용서, 양보와 존중을 어려워합니다. 하느님께서 만드신 이 세상 안에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하느님을 증언하는 삶의 시작입니다. 그 마음을 뿌리로, ‘또 다른 예수님이신주변의 이웃들에게 너그러워지는 것이 바로 신앙의 표현입니다. 매일 삶을 돌아보며 받은 것에 감사드리면, 우리는 일상의 평범함에도 하느님과 함께 머물게 됩니다. 어떻게 신앙인으로 살아가야 할까?’ 예수님처럼 기도하고 감사하며 나누는 삶을 살아가면 됩니다.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사람의 아들도 하느님의 천사들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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