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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강론

2024년 10월 21일 월 [녹] 연중 제 29주간 월요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4-10-21 조회수34

복음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2,13-21
그때에 13 군중 가운데에서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스승님, 제 형더러 저에게 유산을 나누어 주라고 일러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14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아, 누가 나를 너희의 재판관이나 중재인으로 세웠단 말이냐?”
15 그리고 사람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16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어떤 부유한 사람이 땅에서 많은 소출을 거두었다.
17 그래서 그는 속으로 내가 수확한 것을 모아 둘 데가 없으니
어떻게 하나?’ 하고 생각하였다.
18 그러다가 말하였다.
이렇게 해야지. 곳간들을 헐어 내고 더 큰 것들을 지어,
거기에다 내 모든 곡식과 재물을 모아 두어야겠다.
19 그리고 나 자신에게 말해야지.
,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
20 그러나 하느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21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바로 이러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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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강론 (2024.10.21./ [] 연중 제29주간 월요일)

 

   루카 복음서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부자와 가난한 사람, 소유와 포기에 관한 문제이다. 오늘 복음 역시 부()와 가난에 대한 가르침이다. 원칙적으로는 율법 학자들이 민사 소송의 판결을 내렸다. 그러니 예수님이 율법에 대한 새로운 가르침을 전해주는 율법 학자라고 생각하였다면, 유산의 정당한 분배를 요청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예수님은 누가 자신을 재판관이나 중재인으로 세웠냐는 반문으로 요청을 일축하셨다. 이는 그 사람의 요청을 피하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라는 이유 때문이다.

 

   예수님은 오늘 복음에서 재산은 탐욕을 불러와 생명을 더 위태롭게 할 뿐만 아니라, 탐욕이 극에 달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음을 어리석은 부자의 예화로 설명하신다. 이 예화에 등장하는 부자의 어리석음은 자기 밭에서 얻은 많은 소출을 모두 자신만의 것으로 생각한 데 있다. 하느님께서 도와주시지 않았다면, 그래서 바람과 비와 햇빛을 골고루 내려주시지 않았다면 불가능한데 그것을 생각하지 않았다. 결국 부자는 철저하게 자기중심적인 사고와 행동의 소유자이다. 그 결과 부자는 모든 재물과 곡식을 저장해두고 인생을 만끽할 계획을 세우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계획으로 끝나버린다.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께서 바로 그날 밤 부자의 숨을 거두어 가실 것이기 때문이다. 좀 심한 예화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하느님의 마음에 달려 있다. 주인이신 하느님이 원하시면 도로 가져가실 수 있기 때문이다.

 

   아주 재산이 많던 부자가 죽어서 하느님 앞에 가게 되었다. 그런데 살아생전에 선행을 한 것이 있어서 천국으로 가게 되었다. 천사가 앞장서서 천국을 안내해준 후 부자가 살게 될 집으로 인도하였다. 천국인 탓인지 으리으리한 저택들이 즐비한 것을 보고 부자는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그 저택들을 지나가는 것이었다. 다음 골목으로 가니 100평이 넘는 아파트들이 즐비하였다. “그러면 그렇지. 내가 여기서 살게 되나 보다.”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면서 자신이 살 아파트는 몇 층일까 하고 찾는데 천사는 계속 가는 것이었다.

   한참을 가다 보니 저만큼 달동네가 보였다. “설마, 저곳은 아니겠지.”하고 부자는 생각하였다. 그런데 천사는 달동네에서도 가장 꼭대기에 세워진 어느 쓰러져가는 판잣집을 보여주며 여기가 당신이 살 집입니다.”라고 말하였다. 부자는 화가 나서 내가 세상에 살 때에도 호화주택에서 떵떵거리며 살았는데, 아니 천국에 와서 이렇게 쓰러져가는 집에서 살라는 말입니까?”이에 천사는 어쩔 수가 없습니다. 당신이 지상에 살면서 보내준 건축 자재로 지은 집이 바로 저 집이니까요.”

 

   성경에서 말하는 부()는 의인(義人)의 상징이다. 그래서 의인만이 하느님의 은총으로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여겼다. 그렇기에 의인인 부자는 당연히 가난한 이, 고통받는 이를 돌보아야 하고 그들을 위한 자선을 실천해야 했다. 만일 그렇지 않은 부자라면 그는 다른 이를 억압하고 착취해서 부자가 된 인물이고 하느님께로부터 구원받을 수 없는 인물로 여겼다. 그렇게 본다면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부자는 의인이 아니다. 다른 이를 억압한 인물이고 하느님께 감사드리지 않는, 은혜를 모르는 사람이다. 그래서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라고 말씀하신 것.

   다른 면에서 생각한다면 오늘 복음에 나오는 부자는 자신의 처지를 모르는 사람이었다. 어쩌면 자신이 무엇을 위해 이 세상을 살아가는지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우리도 이처럼 이 세상을 어떻게,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지, 또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하는지 모르면서 얻으려는 것만 많은 것 같다. 그렇게 욕심만 부리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그러지 말고 주변을 돌아보고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부터 확인해 보자. 또 우리가 어디로 어떻게 갈 것인지도 살펴보자. 우리 주변에 누가 있고 또 우리가 그들과 함께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찾아보자. 그래야만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러니 하느님 나라에 건축 자재 좀 쌓아두도록 하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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