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동쪽과 서쪽에서 사람들이 와 하느님 나라의 잔칫상에 자리 잡을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3,22-30

그때에 22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여행을 하시는 동안,

여러 고을과 마을을 지나며 가르치셨다.

23 그런데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주님, 구원받을 사람은 적습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24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사람이 그곳으로 들어가려고 하겠지만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25 집주인이 일어나 문을 닫아 버리면,

너희가 밖에 서서

‘주님, 문을 열어 주십시오.’ 하며 문을 두드리기 시작하여도,

그는 ‘너희가 어디에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 하고 대답할 것이다.

26 그러면 너희는 이렇게 말하기 시작할 것이다.

‘저희는 주님 앞에서 먹고 마셨고,

주님께서는 저희가 사는 길거리에서 가르치셨습니다.’

27 그러나 집주인은 ‘너희가 어디에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

모두 내게서 물러가라, 불의를 일삼는 자들아!’ 하고 너희에게 말할 것이다.

28 너희는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모든 예언자가 하느님의 나라 안에 있는데

너희만 밖으로 쫓겨나 있는 것을 보게 되면,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29 그러나 동쪽과 서쪽, 북쪽과 남쪽에서 사람들이 와

하느님 나라의 잔칫상에 자리 잡을 것이다.

30 보라, 지금은 꼴찌지만 첫째가 되는 이들이 있고,

지금은 첫째지만 꼴찌가 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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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문, 불편한 길”

(2024.10.30. / [녹] 연중 제 30주간 수요일)

   여러분은 인생에서 무엇을 목표로 삼고 계십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건강과 부유함, 성공을 원합니다. 그리스도인도 예외는 아닙니다. 사람이 자신과 이웃들을 위한 평화와 행복을 바라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세상에서 보편적인 가치들을 추구하면서도 죄의식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그것은 우리가 이것들을 오직 세상에만 국한된, 제한적이고 일시적인 행복의 가치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이 전부는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은 세상보다 더 큰 영원의 삶이 있음을 믿습니다. 죽음은 생명으로 넘어가는 관문이고, 그 죽음 이후의 세상은 하느님을 마주 뵐 수 있게 되는 곳이며, 하느님께서 세상의 모든 불완전한 것들을 채워 완성과 온전함으로 이끌어 주시는 나라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좁은 문’에는, 세상이 곧 모든 것이라고 여기는 속된 이들이 들어갈 수도 없으며, 그들에게 기회가 주어진다고 하더라도, 세상에 사로잡힌 이들은 들어가고 싶어 하지도 않는 문입니다. 좁은 문은 불편합니다. 고개를 숙여야 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들어가려는 마음을 갖지 않습니다. 반면, 넓은 문은 대접받는 사람들을 위한 문입니다. 그래서 그 문으로 들어가는 길이 편하고 쾌적합니다.

   덜 원하는 것, 덜 편한 것, 덜 쉬운 것을 선택하기는 힘들지만, 그 길은 분명 하느님께 가는 길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좁은 문’은 순종의 가치를 알고, 진심으로 섬기는 기쁨을 알며, 선하게 살아가면서 차별 없이 모든 이를 하느님의 눈으로 대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만 열리는 ‘숨겨진 문’입니다. 그래서 세상에서 첫째가는 사람으로 칭송받던 이가 하느님 나라에서는 꼴찌가 되기도 하고, 세상에서 천덕꾸러기로 여겨지던 이들이 하느님 나라에서 첫째가 되는 놀라운 일이 일어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와는 다른 눈으로 바라보신다는 사실을, 늘 잊지 않고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두 종류의 즐거움이 있습니다. 파괴적인 즐거움은 쉽고 짜릿하지만, 창조적인 즐거움은 귀찮고 약합니다. 쉽게 맛볼 수 있는 즐거움은 오래 가지 않고, 빠져들수록 다른 이들과 자기 자신에게 피해를 줍니다. TV를 끄고 고요히 기도하며 얻는 즐거움, 어려운 사람을 돕고 얻는 즐거움의 여운은 더 길고 진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즐거움을 고르시겠습니까?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