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4일 월 [백] 성 가롤로 보로메오 주교 기념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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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4-11-04 조회수32 |
복음 <네 친구를 부르지 말고, 가난한 이들과 장애인들을 초대하여라.> ------------------------------------------------------------------------ 미사강론 (2024.11.04.월 / [백] 성 가롤로 보로메오 주교 기념일) 유다인의 전통 안에서 식사(食事)는 아주 큰 의미가 있다. 잔치나 축제 때에는 ‘ㄷ’자 모양의 식탁이 준비되었고, 3면에는 의자가 놓였다. 그리고 비어있는 공간으로는 종들이 드나들며 시중을 들었다. 유다인들은 포크나 나이프같은 식사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맨손으로 음식을 먹었기에, 식사 전에는 반드시 손을 씻었고, 식사 전후 기도는 필수였다. 별도의 개인 접시는 준비되지 않고, 큰 그릇에 빵이나 요리가 담겨나오면, 함께 나눠 먹었으며, 빵은 스프에 적셔 먹었다. 잔치 집에서 한 식탁에 앉아 식사를 한다는 것은 큰 친밀함과 친교의 표현이었다. 유다인들은 자신의 잔칫상에 이왕이면 귀한 사람, 존경하는 사람, 가까운 사람, 신분이 높은 사람을 초대하고자 애를 썼다. 그런데 오늘 예수님께서는 뜻밖의 말씀을 하신다. “네가 잔치를 베풀 때에는 오히려 가난한 이들, 장애인들, 다리 저는 이들, 눈먼 이들을 초대하여라. 그들이 너에게 보답할 수 없기 때문에 너는 행복할 것이다. 의인들이 부활할 때에 네가 보답을 받을 것이다.” 사실 과거 유다인들에게 있어서 장애인들에 대한 차별과 냉대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지금 생각하면 도저히 이해가 안 될 비상식적이고 비인간적인 규정으로 인해, 당시 장애인들이 받았던 상처와 고통은 하늘을 찔렀다. 그들은 공식적인 성전 예배에 참여할 수 없었다. 시각장애인들, 청각장애인들은 성전에 희생 제물로 바쳐지는 동물의 머리에 손을 얹는 일이 금지되었다. 즉 희생제물을 바칠 수 없었다. 초기 교회에도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차별이 공공연하게 이루어져, 바오로 사도가 크게 분노한 흔적이 서간 안에 남아있다. 코린토 교회 신자들의 경우, 만찬 식탁에서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차별대우가 벌어졌는데, 폭식으로 힘겨워하는 사람들이 있었는가 하면, 굶주린 채 돌아간 사람들도 있었다. 이에 대해 바오로 사도는 “여러분이 한데 모여서 먹는 것은 주님의 만찬이 아닙니다. 그것을 먹을 때, 저마다 먼저 자기 것으로 저녁 식사를 하기 때문에 어떤 이는 배가 고프고 어떤 이는 술에 취합니다. 하느님의 교회를 업신여기고 가진 것이 없는 이들을 부끄럽게 하려는 것입니까?”(1코린 11, 20-22). 잔치 집 식탁에서 벌어지던 이런 부끄러운 모습을 직접 보신 예수님께서는 강력한 도전장을 던지신다. 하느님께서 기뻐하실 초대를 하라고 강조하신다. 사심 없는 봉사를 실천하라고 당부하시는 것이다. 모든 것을 주면서도 기대하지 않는 사랑을 베풀라고 요청하신다. 댓가를 바라지 않는 사심 없는 사랑의 실천을 행하는 사람들에게는 언젠가 큰 선물이 주어질 것이라고 하신다. 그래서 예수님은 지상에서의 보상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에서의 보상을 기대하라고 하신다. “성인의 무심한 은혜는 보답을 요구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성인은 자기가 은혜를 베풀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보답을 바라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이 잘 안되어 내가 베푼 것은 꼭 기억하고 남이 나에게 베푼 것은 곧 잊어버린다. 성녀 소화 데레사는 “나는 무엇이든 다 하느님을 위해서 합니다. 이렇게 할 때 아무런 손해도 볼 수 없고, 또 남을 위해 치른 수고는 언제나 한결 좋게 하느님께서 내게 갚아주심을 믿습니다.”라고 고백했다. 그러니 무엇을 하든지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하고 그것을 기뻐해야 한다.
가난한 이들을 찾아 나서는 일은 그리스도인의 소명이고 그들을 위한 행동은 나의 보속이고 회개이다. 보상을 바라지 않는 섬김의 삶으로 나설 때이다. 사람에게서 인정받는 것보다 전적으로 하느님을 선택하는 것이 신앙이다.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사랑에 눈떴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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