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8일 수 [백] 주님 공현 대축일 후 수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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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5-01-08 조회수7 |
복음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으시는 것을 보았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6,45-52 예수님께서는 오천 명을 배불리 먹이신 뒤, 45 곧 제자들을 재촉하시어 배를 타고 건너편 벳사이다로 먼저 가게 하시고, 그동안에 당신께서는 군중을 돌려보내셨다. 46 그들과 작별하신 뒤에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에 가셨다. 47 저녁이 되었을 때, 배는 호수 한가운데에 있었고 예수님께서는 혼자 뭍에 계셨다. 48 마침 맞바람이 불어 노를 젓느라고 애를 쓰는 제자들을 보시고, 예수님께서는 새벽녘에 호수 위를 걸으시어 그들 쪽으로 가셨다. 그분께서는 그들 곁을 지나가려고 하셨다. 49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으시는 것을 보고, 유령인 줄로 생각하여 비명을 질렀다. 50 모두 그분을 보고 겁에 질렸던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곧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51 그러고 나서 그들이 탄 배에 오르시니 바람이 멎었다. 그들은 너무 놀라 넋을 잃었다. 52 그들은 빵의 기적을 깨닫지 못하고 오히려 마음이 완고해졌던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두려움 위에 선 사람” (2025.01.08. / [백] 주님 공현 대축일 후 수요일) 살아가다 보면, 우리 앞에는 수많은 갈등과 고민, 선택과 결단의 순간이 펼쳐집니다. 한쪽을 얻으면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하고, 그릇된 선택으로 모든 선택지를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복음 속에도 예수님과 제자들에게 봉착하는 위기의 순간이 많습니다. 갈등과 고뇌의 모습도 보입니다. 오늘은, 제자들이 거대한 파도 앞에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위기의 순간이 그려지고 있습니다. 성경에 등장하는 갈릴래아, 티베리아스, 겐네사렛 호수 혹은 바다는 모두 같은 호수를 가리킵니다. 갈릴래아 호수의 너비는 11km로, 한쪽에서 건너편으로 가는 데에는 차로 30분이 채 걸리지 않지만, 당시 유일한 교통수단이었던 배로 이 호수를 건너가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과 위험을 각오해야 했습니다. 서쪽 지중해와 동쪽 시리아 사막에서 온 바람이 호수에서 만나, 종종 폭풍이나 회오리바람을 일으켰고, 호수 근처의 대기가 불안정하여 자주 날씨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어부들도 늘 마음을 졸여야 했습니다. 건너편으로 가자는 예수님 말씀을 따라 배를 탄 제자들 앞에, 집채만 한 파도, 거대한 폭풍이 닥칩니다.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에, 제자들에게는 그 무엇보다 두려움이 크게 다가왔습니다. 성경에 등장하는 ‘갈릴래아 호수’ 혹은 ‘바다’는, 이중적인 의미를 지닌 존재입니다. 그 안에 생명과 정화의 의미를 품고 있기도 하지만, 깊은 물은 특히 죽음과 악령을 연상시킵니다. 오늘 제자들 앞에 일어난 폭풍과 파도는, 인간을 향해 마수를 뻗친 악령과 사탄의 공격을 가리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먼저 다가가셔서 어두운 바다를 잠재우시고, 다시 호수를 평온하게 하십니다. 마르코 복음은 줄곧 제자들의 무지와 몰이해에 대하여 비판적 입장을 고수합니다. 그들은 하느님의 아들을 바라보지 못하고, 세상 권력과 명예, 그리고 성공을 예수님께 투사했습니다. 고통받는 예수님보다 영광 속의 멋진 예수님을 그려 나갔던 제자들은 늘 넋을 잃고 헤매고 있었습니다. 부족함은, 그 부족함을 채워야만 편안해지는 우리의 조바심 때문에 더 커지고 힘이 세집니다. 예수님을, 이웃을, 그리고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으려는 우리의 망상 때문에 공허함이 자라납니다. 행복하려고, 성공하려고 아등바등하는 우리의 욕심이 커질수록, 불안은 또렷해지고 깊어질 것입니다. 나누고 보듬고 채우면 세상은 놀랍게도 풍요로워진다는 것, 물 위를 걸으신 예수님을 보며 묵상합니다. 어릴 때는, 밖에서 비가 세차게 내리고 천둥이 치면 부모님이 계신 곳으로 쪼르르 달려가곤 했습니다. 집 밖의 날씨가 아무리 험하고 무서워도, 가족들과 함께 있는 순간에는 무서운 생각이 들지 않았지요. 오늘 제자들에게는, 예수님이 아마도 그런 분이 아니셨을까 하고 생각해보게 됩니다. 제자들의 두려움을 평화로 바꾸어주신 예수님께서는, 늘 풍랑이 이는 우리 마음속에 동행하실 것입니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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