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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9일 목 [백] 주님 공현 대축일 후 목요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5-01-09 조회수17

복음

<오늘 이 성경 말씀이 이루어졌다.>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4,14-22

그때에 14 예수님께서 성령의 힘을 지니고 갈릴래아로 돌아가시니,

그분의 소문이 그 주변 모든 지방에 퍼졌다.

15 예수님께서는 그곳의 여러 회당에서 가르치시며

모든 사람에게 칭송을 받으셨다.

16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자라신 나자렛으로 가시어,

안식일에 늘 하시던 대로 회당에 들어가셨다.

그리고 성경을 봉독하려고 일어서시자,

17 이사야 예언자의 두루마리가 그분께 건네졌다.

그분께서는 두루마리를 펴시고 이러한 말씀이 기록된 부분을 찾으셨다.

18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19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20 예수님께서 두루마리를 말아 시중드는 이에게 돌려주시고 자리에 앉으시니,

회당에 있던 모든 사람의 눈이 예수님을 주시하였다.

21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

22 그러자 모두 그분을 좋게 말하며,

그분의 입에서 나오는 은총의 말씀에 놀라워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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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사표를 던지고, 청사진을 그리다.

(2025.01.09. / [] 주님 공현 대축일 후 목요일)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계획에 착수하는 것을, 출사표청사진이라는 말로 표현하고는 합니다. 출사표, 원래 신하가 적을 정벌하러 떠나기 전에 황제나 왕에게 올리던 표문(表文)을 가리키는 말로, 중요한 일에 자신감 있게 나서기 위해 포부와 각오, 그리고 결의를 다지는 행위를 뜻합니다. 청사진은 공학 설계와 관련된 기술 도면을, 인화를 통해 복사한 것을 말하는데, ‘청사진을 그린다.’는 말을 은유적으로, ‘미래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나 구상을 밝힌다.’는 의미로 씁니다.

 

   오늘, 회당에서 공생활의 시작을 밝히시며 보여 주신 예수님의 확고한 모습은 멋지고 시원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나자렛에서 지내시다가, 갈릴래아 지방을 중심으로 복음 선포를 시작하셨습니다. 오늘 예수님의 말씀은, 당신께서 하실 일들이 누구를, 무엇을 위한 것인지 밝히는 출사표입니다. ‘기름부음받은이로서 가난한 이, 잡혀간 이, 눈먼 이, 억압받는 이들에게 해방을 주시겠다는 말씀, 이사야의 선포로 각오를 다지신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하실 일의 의미를 분명하게 알고 계셨습니다. 이사야 예언서의 말씀을 봉독하신 뒤 그 예언이 이루어졌다고 선언하시는 대목을 거듭 묵상하면서, 우리는 예수님께서 예언자의 전통 위에 서 계신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깨닫게 됩니다.

 

   구약 시대에는 예언자들을 통해 이스라엘이 스스로 쇄신할 수 있게 한 비판 의식이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예언자들의 입으로, 때로는 격려와 칭찬으로, 때로는 꾸지람으로 이스라엘을 훈육하시면서, 그들이 올바른 길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깨어 있는 사람들이 민족의 신호등 역할을 하게끔 하셨습니다. 오늘날 교회가 이러한 예언자적 전통을 잊고, 어쩌면 의식적으로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시대와 세상, 그리고 교회 제도의 현실을 성찰하고 쇄신할 끊임없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모든 일에는 목표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근본적 성찰이 없다면, 이기적인 행동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공생활이 지닌 근본적인 의미를 의식하면서 그 생활을 시작하셨듯이, 우리 또한 우리의 모든 일에 대해 한층 더 근본적인 성찰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어떻게 하셨는지를 자세히 살펴봄으로써 시작되어야 합니다. 사랑의 계명이 힘겹고 벅차다면, ‘하느님처럼 사랑하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신앙인은, 삶의 출사표를 하느님 뜻에 맞추어 던지고, 하느님 사랑으로 청사진을 그리는 사람들입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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