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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22일 수 [녹] 연중 제2주간 수요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5-01-22 조회수10

복음

<안식일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3,1-6

그때에 1 예수님께서 회당에 들어가셨는데,

그곳에 한쪽 손이 오그라든 사람이 있었다.

2 사람들은 예수님을 고발하려고,

그분께서 안식일에 그 사람을 고쳐 주시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3 예수님께서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 일어나 가운데로 나와라.” 하시고,

4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안식일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남을 해치는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

그러나 그들은 입을 열지 않았다.

5 그분께서는 노기를 띠시고 그들을 둘러보셨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이 완고한 것을 몹시 슬퍼하시면서 그 사람에게,

손을 뻗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가 손을 뻗자 그 손이 다시 성하여졌다.

6 바리사이들은 나가서 곧바로 헤로데 당원들과 더불어

예수님을 어떻게 없앨까 모의를 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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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는 손, 구원하는 손

(2025.01.22. / [] 연중 제2주간 수요일)

 

   오늘 복음을 접할 때마다, 손의 모습을 떠올리며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다른 사람을 지적할 때, 한 손가락은 타인을 가리키지만 다른 손가락들은 나를 찌르고 있다.” “움켜진 손에 힘을 주면 줄수록 내 손바닥은 좁아지고, 내가 품고 있던 것도 모래처럼 사라진다.” “통에 들어있는 먹이를 끝까지 놓지 못해서, 원숭이는 끝내 덫을 놓은 사냥꾼에게 잡히고 만다.” 모두 하나같이, 손에 쥐고 놓지 않는 이기심과 욕심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가르쳐주는 이야기들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치유하십니다. ‘오그라든 한쪽 손에는 상징적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가 살면서 언제 손을 움켜쥐는지 생각해보면 이 모습의 의미를 깨닫게 됩니다. 굳은 각오를 다지거나 힘을 얻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어떤 대상이나 상황에 화가 났을 때, 앙심을 품었을 때, 폭력을 휘두를 때, 그리고 자신의 능력을 과신할 때 우리는 한쪽 손을 움켜쥡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사람도 마음에 이러한 아픔을 품고 있는 사람은 아니었을까요? 그는 신체 결함 때문에 사람들에게 무시당했고, 자기 손을 선뜻 사람들에게 내밀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제대로 일하지도 못했을 것이고, 그렇게 그의 오그라든 손은 분노와 좌절의 표상이 되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사람들 가운데 세우시고 공동체 안에서 소외되지 않은 한 사람이 되게 하십니다. 몸이 아픈 사람을 잠시 그대로 두고, 규정에 혈안이 되어 마음이 오그라든 사람들을 둘러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손이 오그라든 사람보다 마음이 굳어진 사람들을 이내 더 슬픈 눈으로 바라보십니다. 손을 뻗어라.” 하시는 예수님의 외침은 병자의 치유와 함께, 마음이 굳고 무뎌진 사람들을 향합니다. 편견과 이기심으로 완고해진 이들에게, 자기만을 위하며 남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못하는 이들에게, 미움 때문에 용서와 도움을 청하는 이웃을 외면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마음을 가지라고 요청하십니다.

 

   살다 보면, 내가 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내 탓 없이 오해받을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마음이 점점 좁아지고 다른 사람을 밀어내려고 애쓰는 내 모습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남들이 못마땅하게 보이고, 그들의 부족함만 보일 때도 있습니다. 우리에게 선택이 필요한 순간입니다. 율법의 잣대로 남을 심판할 것인지, 사랑의 기준으로 용서하고 치유받을 것인지 선택할 순간입니다. 이웃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는, 이미 예수님께서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처럼 우리도, 목숨을 구하고 이웃을 살리는 선택,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안식일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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