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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5일 수 [녹] 연중 제31주간 수요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5-11-05 조회수66

복음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4,25-33

그때에 25 많은 군중이 예수님과 함께 길을 가는데,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돌아서서 이르셨다.

26 “누구든지 나에게 오면서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자녀, 형제와 자매,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27 누구든지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내 뒤를 따라오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28 너희 가운데 누가 탑을 세우려고 하면,

공사를 마칠 만한 경비가 있는지 먼저 앉아서 계산해 보지 않느냐?

29 그러지 않으면 기초만 놓은 채 마치지 못하여,

보는 이마다 그를 비웃기 시작하며,

30 ‘저 사람은 세우는 일을 시작만 해 놓고 마치지는 못하였군.’ 할 것이다.

31 또 어떤 임금이 다른 임금과 싸우러 가려면,

이만 명을 거느리고 자기에게 오는 그를 만 명으로 맞설 수 있는지

먼저 앉아서 헤아려 보지 않겠느냐?

32 맞설 수 없겠으면,

그 임금이 아직 멀리 있을 때에 사신을 보내어 평화 협정을 청할 것이다.

33 이와 같이 너희 가운데에서 누구든지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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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1주간 수요일

(2025. 11. 5 ; 답십리 본당)


   어제까지는 예수님께서 바리사이들의 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 집에 가시어 식사를 하고 그 사람과 또 식탁에 함께 한 사람들을 가르치신 이야기를 들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그 자리를 털고 일어나 다시 길을 떠나셨다고 전해준다. 그런데 예수님의 이 여정은 예루살렘을 향한 길이고, 죽음을 향한 길이었다. 이 길에 많은 군중이 동행하였다고 오늘 복음은 전해준다. 사실 인생의 여정에 동행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기쁨과 보람, 고통과 슬픔, 수고와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서로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자신의 동행자들 중에서 당신을 끝까지 따를 수 있는 추종자들을 얻으려고 한다. 동행(同行)의 사전적 의미는 길을 함께 가는 것이다. 하지만 길을 함께 간다고 해서 같은 목적을 가진 것은 아니다. 서로 다른 생각을 하거나 서로를 이용하려는 생각을 갖고 길을 함께 갈 수 있다. 그렇기에 예수님은 당신을 따르는 이들이 이제는 동행자가 아니라 추종자가 되길 바라시는 것이다. 추종(追從)남의 뒤나 그 뜻을 쫓아가는 것이다. 사실 추종은 길을 함께 간다는 동행의 뜻만이 아니라 선행자(先行者)의 뜻을 끝까지 따른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은 예수님을 추종한다는 것이고 예수님과 함께 끝까지 가는 것이며, 예수님의 제자로서의 길을 걷는 것이다. 그렇기에 추종은 동행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얼마나 어려운지는 오늘 복음의 말씀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오늘 복음이 제시하는 예수 추종의 조건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는 자기 부정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누구든지 나에게 오면서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자녀, 형제와 자매,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라고 하신다. 이는 효도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혈연관계보다 하느님의 뜻이 더 소중하다는 것이고, 예수님을 따르는 것이 더 우선이며 모든 것에 앞서서 행해야 하는 것이라는 말씀이다. 이어서 예수님은 누구든지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내 뒤를 따라오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라고 하셨다. 결국 예수님을 추종하기 위한 두 번째 조건이 자기 십자가를 지는 것이다. 다른 누구의 십자가를 대신 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십자가를 지는 것이다. 자신의 목숨까지 빼앗길 각오를 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조건을 잘 채우기 위해서는 스스로 성찰해 보아야 한다. 그래서 탑을 세우려면 먼저 경비를 계산하고, 전쟁을 하려면 미리 승산을 따지는 것처럼 예수님을 따르려면 끝까지 따를 수 있을지 먼저 성찰해 보라고 하신 것이다. 기초만 놓고 마치지 못하는 것처럼, 승패를 따져보지 않고 대항하다 백성들의 생명과 재산만이 아니라 자신의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왕처럼 되지 말라는 것이다. 결국 자신 없으면 아예 믿고 따라오지 말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왕 시작했다면 제대로 끝까지 열심히 하라는 말씀이다.

   이어서 누구든지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라고 하신다. 재물이나 재산 같은 물질적인 것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명예와 권력에 대한 생각, 자신의 고집이나 이기심, 욕심일 수 있다. 또 어쩌면 자신의 취미나 관심사일 수도 있다. 내가 가장 아끼는 물건이나 부모나 형제자매, 친구가 될 수도 있다.

 

   여러분은 자신이 무엇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면 참 행복한 일이다. 그런데 두 마리 토끼를 다 잃어버린다면 바보짓을 한 것이다. 정말 중요하고 필요한 것, 내가 행복해할 수 있는 것을 잡아야 한다. 무엇을 버리겠는가? 자신의 것인가, 아니면 예수님을 버릴 것인가? 그 대답을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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