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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11일 화 [백] 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 기념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5-11-11 조회수61

복음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7,7-10

그때에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7 “너희 가운데 누가 밭을 갈거나 양을 치는 종이 있으면,

들에서 돌아오는 그 종에게 어서 와 식탁에 앉아라.’ 하겠느냐?

8 오히려 내가 먹을 것을 준비하여라.

그리고 내가 먹고 마시는 동안 허리에 띠를 매고 시중을 들어라.

그런 다음에 먹고 마셔라.’ 하지 않겠느냐?

9 종이 분부를 받은 대로 하였다고 해서 주인이 그에게 고마워하겠느냐?

10 이와 같이 너희도 분부를 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하고 말하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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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 기념일

(2025. 11. 11 ; 답십리 본당)


   우리는 겸손이, 자신을 낮추는 행위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겸손은 정해진 법칙이나 공식도 아니다 보니 얼마만큼 낮추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물론 겸손함을 드러내려면 분명 자신을 낮추어야 한다. 그러나 자칫 잘못하면 비굴함이나 천박함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그렇기에 먼저 불필요한 자존심을 버려야 한다. 몸은 낮추면서 자존심을 버리지 못하면 초라함을 피할 수 없다. 자존심과 함께 자신을 낮출 때 비로소 겸손한 사람으로 바뀌어 간다. 그런 사람이 진정 힘 있는 사람이다. 왜냐하면 자신을 낮추었기에 많은 것을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신앙인에게 있어서 겸손한 사람이란 누구일까? 아마도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일 것이다. 하느님이 바로 나의 참된 주인이시고 그분의 뜻을 따라 사는 것이 참 기쁨임을 깨달은 사람일 것이다. 이런 모습을 제일 먼저 보여주신 분이 바로 예수님이다. 예수님은 참으로 겸손하신 분이시다. 왜냐하면 아버지의 뜻을 찾고 따르는 삶을 사셨기 때문이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얼마나 철저히 아버지의 뜻을 따랐는지 분명하고 확실하게 보여준다. 비유를 들어 말씀하시면서 예수님은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하고 말하라고 하셨다. 이러한 예수님의 말씀은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려 할 때 당신의 마음 자세가 어떠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어떤 대가나 보상도 바라지 않고 주인의 명령을 실행하는 종처럼 행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말씀에는 우리가 덜 소중해서 혹은 말 그대로 쓸모없는 종이기 때문이 아니라 하느님을 진정으로 섬기는 참된 기쁨을 누려보라고 초대하는 것이다.

 

   그런 기쁨을 누렸던 분이 바로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이다. 317년 헝가리에서 태어난 마르티노는 로마 군인이었던 아버지의 강요로 15살 때 로마의 군인이 되어 프랑스에서 근무하였다. 당시 로마군에는 신자들이 많이 있었고, 그중에는 후에 순교하는 분도 있었다. 그런 훌륭한 사람을 본받아 마르티노는 근무 중에 열심히 교리 공부를 했다.

   그러던 어느 추운 겨울날, 그가 말을 몰고 프랑스 아미앵 교외로 나갔을 때 난데없이 어떤 거의 벌거숭이 상태의 거지가 나타나서 자선을 청했다. 본래 인정이 많았기에 호주머니를 뒤져보았으나 가진 돈이 하나도 없었다. 그러자 그는 허리에서 칼을 빼어 자기의 망토를 서슴지 않고 반을 잘라서 하나는 거지에게 주고 다른 한쪽은 자기가 걸쳤다. 그런데 그날 밤 꿈에 그 망토 조각을 입고 예수님께서 나타나셔서 곁에 있는 천사에게 이 망토는 예비 신자인 마르티노가 준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아침에 나타난 거지가 바로 예수님이었던 것이다.

 

   그 후 곧 간절히 바라던 세례를 받자 군대를 퇴역하고 그 당시 푸아티에의 주교 성 힐라리오를 찾아가 사제 서품까지 받았다. 이때 그의 나이 20세였다. 이후 여러 곳에서 복음을 전하였지만 추방당하였고, 은수생활을 하였다. 360년경 43세 때 수도원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수도 생활을 시작하였으나, 수도원을 설립한 지 11년 만에 투르의 주교가 서거하자 그 교구 성직자, 신자들이 마르티노를 그 후임으로 추대했다. 이때 그의 나이 54세였다.
   그로부터 주교로 재임하는 30년 동안, 자선과 설교로 빈민과 죄수들을 도왔는데 그 수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는 80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사목 방문을 계속하다가 병을 얻어 결국 주님의 곁으로 갔다. 마르티노 성인은 현재 프랑스의 수호성인이며 군인들의 주보 성인이다.

 

   성인께서는 모든 것을 자기의 것으로만 고집하지 않았기에 자신의 망토도 서슴지 않고 반으로 잘라 구걸하는 거지에게 줄 수 있었다. 그렇기에 자녀를 위해 행하는 노력들이 부모를 부모답게 만들듯이, 이웃을 사랑하고 섬기는 일로 신앙인도 신앙인다워진다. 우리가 이 세상에 온 목적이 바로 그런 신앙인, 아니 참인간이 되는 것이거늘, 그 일을 열심히 했다고 해서 무슨 권리를 따로 주장할 것인가? 하느님을 사랑하는 방법이 이웃을 사랑하는 일밖에 없다고 하거늘, 많이 베풀었다고 해서 누구에게 달리 보상을 받을 것인가? 그저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할 뿐이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겸손이지 않을까? 하느님께서 우리들에게 주신 현세적인 것을 마치 그것만이 최고의 것이며 그것만이 유일한 우리의 소유인양 집착하여 더 좋은 하느님의 선물을 잃지 않도록 제발 겸손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기도하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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