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님께 ‘하느님의 어머니’(Dei genetrix, Θεοτόκος)를 뜻하는 ‘천주의 성모’라는 칭호를 공식적으로 부여한 것은 에페소 공의회(431년)입니다.
그런데 “천주의 성모”라는 용어는 성모님이 하느님을 낳은 어머니라는 뜻이 아니고, 예수님이 성모님에게서 태어날 때부터 하느님의 아드님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표현입니다. 콘스탄티노폴리스의 대주교인 네스토리우스(Nestorius, 386?-451?)는 예수님이 태어날 때는 인간이었지만, 후에 하느님의 아들로 입양(入養)되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가 주장하는 대로 예수님이 사람으로 태어났다가 하느님의 아들로 입양되었다면, 그 시대 사람들의 생각으로는, 예수님 안에 하느님이 없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예수님이 출생 때부터 하느님의 아드님이 아니면, 예수님은 신앙으로 하느님의 자녀가 될 뿐입니다. 그러면 그분은 우리와 다를 바가 없는 하나의 신앙인에 불과합니다. 이 주장으로 혼란에 빠진 교회의 일치를 위해 431년 에페소에서 모였던 교부들은 인간은 인간으로 태어나서 신앙으로 하느님의 자녀가 되지만, 예수님은 인간과는 다른 하느님의 아드님이라는 사실을 말하기 위해, 그분은 태어날 때부터 하느님의 아드님이었다고 표현하였습니다 그래서 “천주의 성모 마리아”라는 표현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이 표현은 성모님의 품위를 격상시키는 말이 아닙니다. 성모님이 하느님과 동급인 신적인 존재이거나 하느님보다 더 위대한 ‘삼위일체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말이 아니며, 성부 하느님의 어머니도 성령의 어머니도 아니며, 단지 인간이자 피조물이며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아들 성자의 어머니’라는 사실을 뜻합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교회에 대한 교의 헌장〉(Lumen Gentium)은 교회에서 성모님의 역할에 대한 제8장에서 성모님을 “천주의 성모”로 12번 부릅니다. “믿음과 사랑 그리고 그리스도와 이루는 완전한 일치의 영역에서 천주의 성모님께서는 교회의 전형이시다.”(교회 63항). 지역마다 다른 날짜에 기념해 오던 이 축일은 에페소 공의회 1500주년인 1931년부터 세계 교회의 보편 축일이 되었고, 1970년부터 모든 교회에서 해마다 1월 1일에 기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