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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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4-07-02 조회수84 |
복음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그 무렵 23 예수님께서 배에 오르시자 제자들도 그분을 따랐다. 24 그때 호수에 큰 풍랑이 일어 배가 파도에 뒤덮이게 되었다. 그런데도 예수님께서는 주무시고 계셨다. 25 제자들이 다가가 예수님을 깨우며, “주님, 구해 주십시오. 저희가 죽게 되었습니다.” 하였다. 26 그러자 그분은 “왜 겁을 내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 하고 말씀하셨다. 그런 다음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27 그 사람들은 놀라워하며 말하였다. “이분이 어떤 분이시기에 바람과 호수까지 복종하는가?”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걱정 속에 숨어있는 비겁함” (2024.07.02. / [녹] 연중 제 13주간 화요일) 캐나다의 심리학자이자 작가인 ‘어니 젤린스키’는, 저서 “모르고 사는 즐거움”에서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하는 걱정의 40%는 현실에서 벌어지지 않을 일이고, 30%는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것입니다. 22%는 걱정하기에는 지나치게 사소한 것이며, 4%는 전혀 손쓸 수 없는 일들에 대한 걱정입니다. 우리의 걱정 가운데 96%는 지나치고 쓸데없는 것이며, 걱정으로 해결되는 문제는 4%에 불과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거센 풍랑이 일자 제자들은 겁에 질리지만, 예수님께서는 평온하게 주무시고 계십니다. 집채만한 파도 앞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 당연하지만, 같은 일을 대하는 자세가 너무 대조적입니다. 우리도 삶 안에서 늘 걱정, 불안, 공포, 시련, 좌절, 분노를 겪으며 거친 세파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 봅시다. 우리가 얼마나 생각보다 더, 불필요한 걱정들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말입니다. 누구에게나 어려움과 고민이 있습니다. 아무리 부유하고 큰 권력을 가졌어도, 아무리 평온해 보인대도. 아니, 그렇게 보이는 사람들일수록 마음에 훨씬 더 큰 고민과 부담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물 밖에서 고요해도 사실 부단히 헤엄치고 있는 오리들처럼, 세상 사람들 모두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 시선에는 멀쩡하고 고상하게 보이려고 애쓰지만, 사실은 모두 상처받고 힘들어합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하는 “SNS”는 사람들의 심리를 더 파고들어, 다들 ‘행복 배틀’에 참여하게 합니다. 사실 존재하지도 않는 ‘체면’과 ‘위신’을 세우기 위해, 수많은 이들이 ‘곧 사라질 것들’에 목을 맵니다. 다른 이들의 입장을 아예 무시하는 것도 문제지만, 이웃의 평가와 평판에 매몰되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오늘 제자들도, 어려움을 돌파하거나 해결책을 찾으려 하기보다, 걱정에 휩싸이기만 한 모습이었습니다. 문제에 직면했다면 숙고하여 벗어나야 합니다. 불안에 싸여 멈춰 있는 것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꽤 자주,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기도 하고, 일어난 일에 우두커니 파묻혀 있습니다. 그러면서, “주님께서는 내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고, 침묵 중에만 계신다.”고 짐작할 때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원하는 ‘그림’대로, 내가 기도한 바로 그대로, 주님이 따라 주지 않으시기 때문입니다. 이런 우리에게 주님께서는 오늘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대체 왜 겁을 내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 주님께서는 늘 우리와 함께하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당신의 뜻에 따라 우리를 이끌고 계십니다. 오늘 말씀들은, 자기를 하느님과 동등한 위치에 놓고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하려는 철없는 인간에게, 주님만이 온 세상 만물의 주인이시며, 모든 것을 주관하고 이끌어 가실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오늘 복음의 주제와 맞는 이야기인가 싶지만, 제가 좋아하는 얘기가 하나 있습니다. 마을에 크게 일어난 홍수 때문에 지붕에 올라간 할머니가, 하느님께 도와달라고 기도했습니다. 할머니는 구조선이 왔을 때도, 헬기가 도착했을 때도 도움을 한사코 거절하며 말했지요. “나는 하느님께서 구해주실 테니, 어서 다른 사람들한테나 가 보시오.” 사람들은 의아해하며 떠났습니다. 결국 할머니는 구조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 하늘나라에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할머니는 하느님을 만나 따졌습니다. “제가 그렇게 열심히 기도했는데, 왜 절 구해주지 않으셨나요?” 하느님은 대답하셨습니다. “구해주려고 사람들을 보냈는데, 거절했잖아.” * “왜 겁을 내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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