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11일 연중 제14주간 목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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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4-07-11 조회수51 |
복음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0,7-15 그때에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말씀하셨다. 7 “가서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여라. 8 앓는 이들을 고쳐 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나병 환자들을 깨끗하게 해 주고 마귀들을 쫓아내어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9 전대에 금도 은도 구리 돈도 지니지 마라. 10 여행 보따리도 여벌 옷도 신발도 지팡이도 지니지 마라. 일꾼이 자기 먹을 것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11 어떤 고을이나 마을에 들어가거든, 그곳에서 마땅한 사람을 찾아내어 떠날 때까지 거기에 머물러라. 12 집에 들어가면 그 집에 평화를 빈다고 인사하여라. 13 그 집이 평화를 누리기에 마땅하면 너희의 평화가 그 집에 내리고, 마땅하지 않으면 그 평화가 너희에게 돌아올 것이다. 14 누구든지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고 너희 말도 듣지 않거든, 그 집이나 그 고을을 떠날 때에 너희 발의 먼지를 털어 버려라. 15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심판 날에는 소돔과 고모라 땅이 그 고을보다 견디기 쉬울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미사강론(2024.07.11. / [녹] 연중 제14주간 목요일) 어제에 이어 오늘 복음도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파견하시면서 하시는 말씀이다. 그래서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사람들에게 선포하라고 제자들에게 요구하신다. 그런데 당시 사람들에게 길을 떠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금과 비교하면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다른 상황이었다. 대부분 걸어서 가야 하는 이들에게 여비와 신발과 여벌 옷은 당연한 준비물이었다. 그중에서 꼭 필요한 것이 겉옷과 지팡이였다. 겉옷은 밤의 추위를 막아 주고, 지팡이는 들짐승이나 강도의 위험에서 자신을 보호하고 지키는 데 쓰였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다른 것들은 물론 “지팡이”마저도 지니지 말라고 하신다. 당시 제자들에게는 이 말씀이 대단히 야속하게 들렸을 것 같다. 하지만 그만큼 하늘나라를 선포하는 것이 지체할 수 없는 급한 일이라는 의미였다. 그런 탓에 파견된 제자들의 모습에서 예수님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예수님도 제자들처럼 가장 먼저 사람들에게 하늘나라를 선포하셨고, 그들과 함께 머무시며 병자들을 낫게 하시고 그들에게 참된 평화가 무엇인지 알려 주셨다. 복음을 선포하고 함께 머물며 평화를 빌어 주는 것, 지금도 여전히 선교에서 중요한 모습이며 예수님 삶의 요약이기도 하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순례의 여정에서 세 가지 주제, 아니 순례의 기준이며 가치, 그리고 방식을 알려주신다. 첫째는 ‘소유로부터의 자유로움’이다. 그래서 “전대에 금도 은도 구리 돈도 지니지 마라. 여행 보따리도 여벌 옷도 신발도 지팡이도 지니지 마라.”라고 말씀하신다. 사실 소유하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지만,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탐욕에서 벗어나야 한다. 모든 것을 미리 채우려는 마음보다는 감사하고 나누려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먼저 갖추어야 할 자세이다. 둘째는 ‘머무름’이다. “어떤 고을이나 마을에 들어가거든, 그곳에서 마땅한 사람을 찾아내어 떠날 때까지 거기에 머물러라.”라고 하시는데, 이것은 함께 있는 것이며, 동감하는 것이고, 같이 나누는 것이다. 기쁨도, 슬픔도, 아픔도, 고통도, 그리고 우리가 가진 것도 서로 나누며 평화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집착과 미련에서의 자유로움’이다. “누구든지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고 너희 말도 듣지 않거든, 그 집이나 그 고을을 떠날 때에 너희 발의 먼지를 털어 버려라.”라고 하시는데, 집착과 미련은 성공과 좋은 결과만을 가지려는 욕심이다. 자기만족과 성공을 위해서 더 큰 아픔과 고통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지 말아야 한다. 놓고 떠날 수 있어야 새로움으로 채울 수 있다. 오늘 기념하는 베네딕토 성인은 한 인간이 이 땅 위에 똑바로 서는 것, 건강하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것, 이웃들과 조화를 이루며 평화롭게 살아가는 것을 통해 사랑의 수도공동체를 건설하고자 한평생 노력했다. 베네딕토 성인은 자신에게 철저한 사람이다 보니 수도자들에게도 똑같은 잣대를 적용했는데,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커지게 마련이다. 그의 시선은 자연스레 수사들의 약점에 고정되었고 점차 마음의 평정을 잃어갔다. 지나치게 깐깐한 장상 베네딕토로 인해 수하 수사들의 원성도 만만치 않았다. 결국 서로 심각한 상처를 입히고, 넘어서는 안 될 선까지 넘게 되었다. 이런 자신의 허약함을 잘 알게 된 베네딕토의 실망은 이만저만 큰 것이 아니었다. 그는 동료들의 완고함과 무기력함, 나태함 앞에 크게 실망했지만, 그렇다고 내버려 두거나 거기서 끝내지 않았다. 그래서 우선 크게 한 걸음 뒤로 물러서는 작업을 시작했다. 자신의 영혼 깊숙한 곳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작업에 들어갔다. 그리고 드디어 자신의 내면 깊숙한 곳에 그 누구도 침해하지 못할 고요한 방 하나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곳은 더 이상 흔들리지도 않는 장소, 더 이상 파괴되지도 않는 장소였다. 즉 자신만의 개인용 내면의 감실, 내면의 지성소를 건설한 것이다. 그 결과 베네딕토는 이웃의 결점과 실수, 죄와 문제들 앞에서 더 이상 좌지우지하지 않게 되었고, 그제야 흔들리는 사람들을 위한 진정한 영적 스승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우리는 때때로 일상이라는 순례에서 길을 잃고 헤매며 살아가고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디에서부터,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먼저 예수님께서 알려 주신 것들에 집중해 보자. 그분께서 함께 걸어 주실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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