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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강론

2024년 7월 12일 연중 제14주간 금요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4-07-12 조회수52

복음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아버지의 영이시다.>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0,16-23

그때에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말씀하셨다.

16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그러므로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하게 되어라.

17 사람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이 너희를 의회에 넘기고 회당에서 채찍질할 것이다.

18 또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19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 주실 것이다.

20 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21 형제가 형제를 넘겨 죽게 하고 아버지가 자식을 그렇게 하며,

자식들도 부모를 거슬러 일어나 죽게 할 것이다.

22 그리고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23 어떤 고을에서 너희를 박해하거든 다른 고을로 피하여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이스라엘의 고을들을 다 돌기 전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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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강론(2024.07.12. / [] 연중 제14주간 금요일)

 

지혜는 지식과 다르다. 지식은 자기 능력에 대한 신뢰로 성장하지만, 지혜는 하느님께 자신을 내맡기고 인내하며 기다릴 때 주어지는 은사이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마음으로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그들이 겪게 될 시련을 예고하셨다. 인간의 지식으로 따지면, 이리 떼 속의 양들은 살아남을 수 없다. 하지만 하느님의 지혜는 지식의 논리를 넘어 전혀 다른 결과를 이끌어낸다. 이리 떼 속에서 양들이 고통을 겪게 될 텐데,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라는 예수님의 위로는 인간의 지식과 논리로는 이해할 수 없다.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하게되라는 말씀도 이해하기 어렵다. 우리가 뱀에 관하여 알고 있는 내용은 창세기 3장이다. 아담과 하와의 원죄는 뱀의 유혹에서 시작되었다. 간교한 뱀은 아담과 하와의 마음에 있는 욕망을 들추어내고 그들을 죄짓게 하였다.

반면 비둘기는 창세기 8장 노아의 홍수에 등장한다. 비가 그치자 노아는 비둘기를 날려 보내고 비둘기는 마른 가지를 물고 온다. 이레가 지난 후 다시 날려 보낸 비둘기는 돌아오지 않았다. 홍수가 났던 땅에서 물이 빠졌다는 의미인데, 그래서 비둘기가 평화의 상징으로 사용되게 되었다고도 한다.

 

그리고 슬기롭다는 것은 분별력이 있어서 잘 판단하고 잘 해결할 능력이 있다는 의미이다. 또 순박하다는 것은 거짓이나 꾸밈이 없이 순수하며 인정이 두텁다는 의미이다. 아마도 여러 가지 길을 생각하거나 고민하지 않는다는 의미일 것 같다. 그런데 성경에서 뱀은 사탄의 표상으로, 비둘기는 성령의 표지로 자주 드러난다. 제자들이 의회에 끌려가고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서 증언하게 될 때, 예수님은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라고 하시며, 뱀이 지닌 슬기로운 지식의 언어로 그들의 헛된 지식을 깨우쳐 줄 지혜를 약속하신다. 그리고 그 증언은 제자들이 쌓은 지식이 아니라, 그들 안에 살아 계신 아버지의 영, 곧 비둘기의 형상으로 나타나신 성령의 거룩한 언어로 이루어질 것임을 예고하신다.

즉 악한 세력으로부터 박해를 받을 때 악에 대해 실제적인 통찰력을 가짐과 동시에, 예수 그리스도처럼, 간교하지 않은 선()을 가지고 악()을 이기라는 뜻이다. ()이 없는 지혜(슬기)는 간교함이며, 지혜(슬기)가 없는 선()은 악한 세력을 이기지 못하기 때문에, 이러한 양자의 균형 잡힌 준비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지혜(슬기)는 사람의 머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믿는 이들 안에 계셔서 도우시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지혜를 말한다.

 

사실 슬기롭다는 것과 순박한 것은 세상에 파견되는 제자들에게 필요한 덕목이다. 제자들만이 아니라 세상에서 살아가는 신앙인들에게도 필요한 것이다. 무엇이 하느님의 뜻이고 무엇이 세상의 뜻인지, 무엇이 의로운 것이고 무엇이 불의한 것인지 분별하고 그 길을 묵묵히 따라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나는 어떤 자세로, 어떻게 분별하며 살고 있는가? 지식인가, 지혜인가? 참된 지혜는 주 너희 하느님께 돌아와라.”라는 호세아 예언자의 목소리를 듣는 것인데, 지금 그 목소리를 듣고 있는가?

그런데 행여나 비둘기처럼 멍청하고 뱀처럼 교활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슬기롭지 못하면 몸이 고생하기 마련이다. 자기가 미련하여 자기 몸이 고단한 것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안타깝게도 함께 일하는 사람들까지 고생하지 않게 하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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