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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강론

2024년 7월 24일 연중 제16주간 수요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4-07-24 조회수62

복음 

<열매는 백 배가 되었다.>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3,1-9

1 그날 예수님께서는 집에서 나와 호숫가에 앉으셨다.

2 그러자 많은 군중이 모여들어, 예수님께서는 배에 올라앉으시고

군중은 물가에 그대로 서 있었다.

3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비유로 말씀해 주셨다.

,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4 그가 씨를 뿌리는데 어떤 것들은 길에 떨어져 새들이 와서 먹어 버렸다.

5 어떤 것들은 흙이 많지 않은 돌밭에 떨어졌다.

흙이 깊지 않아 싹은 곧 돋아났지만,

6 해가 솟아오르자 타고 말았다. 뿌리가 없어서 말라 버린 것이다.

7 또 어떤 것들은 가시덤불 속에 떨어졌는데,

가시덤불이 자라면서 숨을 막아 버렸다.

8 그러나 어떤 것들은 좋은 땅에 떨어져 열매를 맺었는데,

어떤 것은 백 배, 어떤 것은 예순 배, 어떤 것은 서른 배가 되었다.

9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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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강론 (2024.07.24. / [] 연중 제16주간 수요일)

 

  예수님께서는 많은 것을 비유로 말씀하셨는데 오늘은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이다. 예수님 시대의 이스라엘 농부는 11월 초순 무렵에 단비가 내리면 먼저 밭에 밀이나 보리의 씨앗을 뿌리고서 밭을 간다. 먼저 밭을 갈고서 이랑에 씨앗을 뿌리는 우리 농사법과는 정반대이다. 그런데 씨앗이 길에 떨어질 수 있을까? 있다. 4월부터 10월 사이의 건조기에 사람들이 밭 가운데를 가로질러 다니다 보면 길이 날 수도 있고, 밭 가에 길이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씨앗이 돌밭에 떨어졌다는 것은 갈릴래아 평원을 빼고 팔레스티나 전체가 온통 석회석투성이 돌밭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스라엘 쟁기는 돌과 돌 사이를 갈아야 하기에 우리나라보다 쟁기의 날이 훨씬 좁다. 씨앗이 가시나무 속에 떨어졌다는 것은 이스라엘 들판에 가득한 가시 돋친 잡초를 연상하게 한다.

  이런 점들을 생각하면, 씨뿌리는 사람의 비유는 유다인들에게 지극히 알기 쉬운 비유였다. 당시는 적대자들이 반대하고 심지어 제자 중에도 반대자가 나오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으신다는 것으로 이렇게 말씀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좋은 땅이 중요하다. 좋은 땅에서 좋은 열매를 맺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땅이라도 좋은 씨앗이 아니라면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다. 따라서 좋은 씨앗과 좋은 땅은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알맞은 기후는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시니 하느님 없이는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 삼박자가 맞아야만 좋은 열매가 맺어진다.

하지만 좋은 땅이 아니라면 땅을 일구고 거름을 주어 좋은 땅으로 만드는 수고와 땀이 필요하다. 또한 좋은 씨앗을 구하려면 그만한 경륜과 지혜가 필요하다. 그러나 기후를 맞추는 것은 인위적인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것은 하느님께 달려있다. 분명한 것은 우리 마음의 밭은 하느님의 모상을 닮은 좋은 땅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니 좋은 열매를 맺는 것은 우리의 수고와 땀을 기다리고 있다. 최선을 다한 후 열매는 하느님께 맡겨야 한다.

 

  우리가 하느님 나라를 전하는 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좋은 씨앗인 말씀이 있어도 무관심하면 열매를 기대할 수 없다. 좋은 밭인 마음이 있어도 전해주는 말씀이 없으면 또한 열매는 맺을 수 없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말씀을 주시고 마음을 열어주시면 서른 배, 예순 배, 백배의 열매를 맺게 된다. 그리고 말씀은 귀로만 들을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새겨들어야만 참된 이익을 거둘 수 있다. 더더구나 말씀대로 실천하게 되면 그 말씀의 능력을 만나게 된다.

 

  복음을 전하다 보면 이러저러한 일에 접하게 되고 서운함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실망하지 마라. 길바닥, 돌밭, 가시덤불에 떨어지는 것도 있지만 좋은 땅에 떨어져 좋은 열매를 맺는 것이 반드시 있기 때문이다. 결실은 내 생각대로 쉽게 거둘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열매는 하느님께서 맺어주시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수고와 땀으로 최선을 다하고 주님의 뜻을 기다려야 하겠다. 그런데 지금 좋고 기름진 땅이라도 방치하면 황무지로 변해 버린다. 아무 어려움 없이 쉽고 편안하게 성인 성녀가 되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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