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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강론

2024년 7월 25일 연중 제16주간 목요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4-07-26 조회수60

복음

<너희는 내 잔을 마실 것이다.>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0,20-28

20 그때에 제베대오의 두 아들의 어머니가 그 아들들과 함께

예수님께 다가와 엎드려 절하고 무엇인가 청하였다.

21 예수님께서 그 부인에게 무엇을 원하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 부인이 스승님의 나라에서 저의 이 두 아들이 하나는 스승님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22 예수님께서 너희는 너희가 무엇을 청하는지 알지도 못한다.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들이 할 수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23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내 잔을 마실 것이다.

그러나 내 오른쪽과 왼쪽에 앉는 것은 내가 허락할 일이 아니라,

내 아버지께서 정하신 이들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24 다른 열 제자가 이 말을 듣고 그 두 형제를 불쾌하게 여겼다.

25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가까이 불러 이르셨다.

너희도 알다시피 다른 민족들의 통치자들은 백성 위에 군림하고,

고관들은 백성에게 세도를 부린다.

26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27 또한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

28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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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강론 (2024.07.25. / [] 연중 제16주간 목요일)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가시면서 자신의 수난을 예고(20,18-19)하시는데 제자들은 그 말씀이 무슨 뜻인지 알아듣지를 못하였다. 그래서 제베대오의 두 아들인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인 살로메는 자기 아들들과 함께 예수님께 와서 특별한 지위를 청한다. “스승님의 나라에서 저의 이 두 아들이 하나는 스승님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십시오.”라고 청하였다.

예수님 시대 유다 사회에서 서열은 꽤 중요했다. 당시 아버지는 아들에게 있어 하늘 같은 존재였다. 죽으라면 죽는 시늉까지 해야 했다. 장남과 차남 사이의 격차 역시 하늘과 땅 차이였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어느 자리에, 몇 번째 자리에 앉느냐 하는 문제는 그들에게 목숨을 걸 정도로 중요한 문제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예수님은 조금 실망스러운 대답을 하신다. “너희는 내 잔을 마실 것이다. 그러나 내 오른쪽과 왼쪽에 앉는 것은 내가 허락할 일이 아니라, 내 아버지께서 정하신 이들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이는 야고보와 요한이 예수님의 오른쪽과 왼쪽에 앉지 못한다는 말씀이 아니다. 당신도 모르니 너희들도 신경 쓰지 말라고 하시는 말씀이다. 미래를 왜 걱정하느냐는 것이며, 중요한 것은 현재이고, 현재를 그리스도처럼 사는 것만이 진리라는 말씀이다. 그래서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또한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라고 하신다.

 

  지금 겸손한 사랑을 할 수 있으면 나중은 중요하지 않다고 하신다. 왜냐하면 나중은 지금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사실 나중만을 생각하다가는 지금에 충실할 수 없다. 3이 대학 생활만 생각하다가는 지금 공부할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그래서 다 내려놓고 바로 이 시간, 이 장소에서 꼭 해야 하는 일을 해야 한다. 그 꼭 해야 하는 일은 그리스도처럼 사랑하는 일이다.

 

  자고로 치맛바람 들면 자식새끼 망치는 것은 오뉴월 밥 쉬는 것보다 빠르다 했는데,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치맛바람은 연줄에 연연해하는 이 시대의 자화상과 다를 바가 하나도 없다. 성공을 위해 으로 시작하는 6가지 요소가 필요하단다. (비전), (용기), (전문성), (외모), (재능), 그리고 끈(연줄)이다. 이 중에서 특히 끈을 만들려고 사람들은 양심과 자존심을 팔기도 한다. 또 실력으로 모자라니 은밀한 뒷거래도 한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 역시 마찬가지이다.

하기야 자녀를 위해서라면 뭐라도 할 어미의 마음이야 지금이나 그때나 어찌 다를 수 있겠는가?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섬기러 왔고 자기 목숨을 바치러 오신 것처럼, 오히려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종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이 말씀은 우리에게 똑같이 해당되는 말씀이다. 그래서 오늘 제1 독서인 코린토 2서는 참 신앙인의 모습을 우리는 온갖 환난을 겪어도 억눌리지 않고, 난관에 부딪혀도 절망하지 않으며, 박해를 받아도 버림받지 않고, 맞아 쓰러져도 멸망하지 않습니다.”라고 하였다.

 

  이는 너무나 사소한 고통 앞에서 지나치게 호들갑 떠는 우리, 누군가가 생각 없이 던진 스쳐 지나가는 말 한마디에 크게 흔들리는 우리, 순간순간 이랬다 저랬다 손바닥 뒤집듯 마음이 바뀌는 우리를 향해 바오로 사도께서 건네시는 당신의 삶 전체를 통한 신앙고백이다. 누군가 성인(聖人)과 범부(凡夫)의 차이를 물었다. 토마스 머튼은 범부는 세상을 이용하여 자신을 섬기려 하지만, 성인은 세상을 통하여 하느님을 섬기려 한다.”라고 대답하였다.

그렇기에 성인이 되는 수련은 섬기는 연습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분명한 것은 내가 누구를 섬기고 살 때 하늘의 천사는 그 시간 나를 섬기고 돌보아 준다는 것이다. 그러니 내가 원하는 것보다 하나쯤 낮은 자리에 머무르려고 해야 한다. 과거에 묶이거나 미래에 연연하지 말고 지금 여기에서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만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 그러면 예수님 옆자리가 나로 정해져 있더라도 놀랍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야고보 사도처럼 말만이 아닌 삶으로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신앙인이 되도록 애써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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