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8일 연중 제18주간 목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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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4-08-08 조회수49 |
복음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6,13-23 13 예수님께서 카이사리아 필리피 지방에 다다르시자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들 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14 제자들이 대답하였다. “세례자 요한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엘리야라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예레미야나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합니다.” 15 예수님께서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물으시자, 16 시몬 베드로가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17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시몬 바르요나야, 너는 행복하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 주셨기 때문이다. 18 나 또한 너에게 말한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19 또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그러니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20 그런 다음 제자들에게, 당신이 그리스도라는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분부하셨다. 21 그때부터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반드시 예루살렘에 가시어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셨다가 사흗날에 되살아나셔야 한다는 것을 제자들에게 밝히기 시작하셨다. 22 그러자 베드로가 예수님을 꼭 붙들고 반박하기 시작하였다. “맙소사, 주님! 그런 일은 주님께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23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돌아서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미사강론 (2024.08.08. / [녹] 연중 제18주간 목요일) 오늘 복음의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라는 예수님의 질문에 베드로 사도는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고백한다. 이 신앙 고백이 이루어진 카이사리아 필리피는 갈릴래아 호수에서 북쪽으로 40km 떨어져 있는, 유다인들이 사는 가장 북쪽 지역이다. 베드로의 이 신앙 고백을 기점으로 예수님은 갈릴래아 지방에서 복음을 선포하던 일정을 바꾸어 예루살렘을 향해 남쪽으로 내려가는 수난 여행을 시작하신다. 베드로 사도는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라고 고백함으로써 하느님은 거짓 신이나 생명이 없는 우상들과는 달리 모든 생명의 근원이시고 생명을 주시는 분이시며, 그 아드님이신 예수님은 그리스도, 곧 ‘메시아’라고 고백한다. 이 신앙 고백 위에 교회가 세워진다. 그래서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씀하신다. “교회”라는 단어는 복음서에 두 번 나오는데, 이때의 교회는 건축물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새롭게 불러 모으신 ‘그리스도인들의 모임’을 가리킨다. ‘교회’란 의미의 라틴어 에클레시아(Ecclesia)는 ‘밖으로’(ex)라는 단어와 ‘모으다’(clein)라는 단어가 합쳐진 말이다. 하느님께서 세상 사람들 중에서 우리를 불러 밖으로, 곧 당신에게로 부르셨다는 것이다. 그 부르심에 응답한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과 행동,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을 듣고 따르면서 하느님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다시 세상 속으로 하느님의 일을 하라고 파견된다. 그런데 예수님은 하느님의 일을 하려면 목숨을 다하는 애끊는 사랑이 있어야 한다고, 십자가의 죽음이 먼저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이에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은 결코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고, “맙소사, 주님! 그런 일은 주님께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단정적으로, 자신이 어떻게든 막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 베드로에게 예수님께서는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라고 말씀하신다. 이 말씀은 ‘떠나라!’가 아니라 ‘내 뒤로 물러가라!’이다. 예수님 뒤로 물러나 예수님께서 걸으신 그 수난의 길을 따라 걸으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예수님은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라고 말씀하신다. 여기서 “사람의 일만” 생각한다고 할 때, 사람의 일을 생각하면서 가끔은 하느님의 일도 생각해 줘야 한다는 의미로 들린다. 하지만 예수님의 말씀은 “너는 하느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들의 일을 생각하는구나!”라고 번역해야 맞다. 하느님의 일과 사람의 일은 반대된다. 하느님의 일을 생각하면 하느님의 자녀이고 사람의 일을 생각하면 사탄이 된다. 그러나 사람의 일과 하느님의 일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듦으로써 사람의 일이 무엇인지, 하느님의 일이 무엇인지 헷갈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사람의 일이란 탐욕과 쾌락과 명예를 추구하는 일이다. 하느님의 일은 이것과 반대되어 청빈해지고 절제하고 겸손하게 순종하는 일이다. 하느님의 일과 사람의 일을 혼동시키는 번역은 옳지 않다. 우리 선택은 단 두 개밖에 없다. 그건 “죽느냐, 사느냐?”이다. 우리는 영적인 지혜가 있는 사람을 만나면, 그만한 사람이 되거나 자신은 그 사람처럼 되는 것을 포기하거나 엄두도 내지 말아야 한다고 느낀다. 프란치스코를 만난 도미니코는 그의 맑은 영혼과 위대한 정신이 수없이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주고, 또 사랑받게 될 것임을 알아보았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토록 위대한 사람 앞에서 주눅이 들어 자신의 길을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도미니코는 오히려 기뻐하며 “우리가 함께 일하면 세상의 어떤 것도 우리에게 맞설 수 없을 것입니다.”라고 말하였다. 결국 도미니코는 프란치스코를 경쟁자로 보지 않고 서로 협력하여 온 세상에 하느님의 복음을 전할 동료로 여겼던 것이다. 사실 다감한 성품을 지녔던 프란치스코와는 달리 도미니코는 의지가 강하고 통솔력이 뛰어났다. 그래서 12~13세기에 교회에 큰 업적을 남긴 두 사람은 차이도 많았지만, 실상 서로 보완 관계이고, 협조 관계였다. 그런데 우리들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자신과의 협조 관계를 얼마나 생각하는가? 미워하고 질시하고, 은근히 비난만 하지 않는가? 자신만이 모든 것을 하려고 하지 않는가? 왜 함께 하려고 하지 않는지, 그런 옹졸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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