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26일 연중 제21주간 월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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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4-08-26 조회수61 |
복음 <불행하여라, 너희 눈먼 인도자들아!> ------------------------------------------------------------------------ 미사강론 (2024.08.26. / [녹] 연중 제21주간 월요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불행 선언’을 하시는데, “눈먼 인도자”라고 하시면서 율법 학자와 바리사이들을 꾸짖으신다. 사실 율법의 세부 조항까지 철저하게 지키는 그들의 삶은 그 어떤 사람도 따라 하기 어려웠다. 물론 이런 열정은 하느님께 대한 사랑에서 시작한 것이다. 문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기를 돋보이려는 행동이 되었다는 것이다. 하느님을 사랑한다면서도 정작 자기만을 사랑하는 아주 이기적인 위선자가 되었던 것이다. 태어나서 앞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소경 10명이 있었다. 이들은 등산이라는 것을 듣기만 했지, 한 번도 등산을 가보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다 같이 등산 한 번 가는 것이 소원이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나타나서 자기가 안내를 할 테니 다 같이 산에 가자고 했다. 소경들은 기뻐하면서 그를 따라나섰다. 산에 오르기 전 그 안내자는 다들 앞을 볼 수 없고 자신 혼자 볼 수 있으니 다 함께 몸을 묶으면 앞을 보지 못해도 길을 잃지는 않을 것이라고 제안하였다. 소경들은 흔쾌히 동의하고 일렬로 서서 몸을 밧줄로 묶었다. 안내자가 제일 앞에 서서 그들을 인도하였다. 가면서 그는 그가 볼 수 있는 광경들을 일일이 다 설명해 주었다. 소경들은 난생처음 하게 되는 등산에 두려웠지만, 안내자를 믿고 길을 따라갔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그 안내자의 눈이 점점 흐려지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안내자는 자신을 뒤따르는 소경들이 불안해할까 봐 사실을 감추었다. 안내자의 눈은 점점 더 나빠져서 결국에는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럼에도 그 안내자는 오히려 더 호언장담을 하였다. “저만 잘 따라오십시오. 그러면 무사히 산을 올라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때 반대로 정말 희한한 일이 생겼다. 10명의 소경들이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소경들은 점차 서로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고, 시간이 지나자 자기 앞에 펼쳐진 장관을 모두 다 또렷이 볼 수 있게 되었다. 서로 웅성웅성대는 것을 듣고 안내자는 이들이 불안해하는 줄 알고 계속해서 안심시켰고, 그 모습을 본 소경들은 그가 눈이 멀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큰 불안에 사로잡힌 이들은 그 안내자가 길을 멈추도록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였다. 뒤에서 자꾸 이런 이야기를 하니까 기분이 나빠진 그 안내자는 왜 자신을 믿지 못하냐면서 화를 내었다. 길은 점점 낭떠러지로 향하고 있었고, 몸을 묶은 밧줄은 풀리지 않았다. 그 눈먼 인도자는 더 힘차게 낭떠러지 쪽으로 발을 내디뎠다. 이 이야기는 인도자를 잘 선택해야 한다는 의미로 누군가가 지어낸 것일 듯 싶다.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은 인도자를 올바로 선택할 능력이 없다. 그러나 일단 인도자를 선택하고 어느 정도 함께 하다 보면 잘못된 인도자를 따르고 있음을 깨닫게 되더라도 그 대열에서 이탈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인도자라고 자신하며 교만한 사람들은 자신의 길이 틀렸음을 깨닫지 못하고, 그러니 길을 바꿀 생각을 아예 못하기 때문이다. 오늘 복음에서 말씀하시는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그런 이들일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수도 없이 그들의 잘못을 말씀하셨고, 정상적인 사람들이라면 그들이 잘못 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당시 종교 지도자들로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았던 율법 학자와 바리사이들이 오늘 복음의 ‘불행 선언’을 듣고서 좋아했을까? ‘맞다. 우리가 이렇게 이기적인 위선자였구나.’라면서 회개해서 다시 하느님 뜻에 맞는 생활을 바꿨을까? 아니다. 그들은 조금 전 이야기에 등장했던 인도자처럼 화내고 자기가 가던 길을 계속해서 갔고, 결국 예수님을 십자가 죽음으로 몰아갔다. 그런데 예수님도 그들이 변화되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계셨다. 그럼에도 이런 말씀을 하신 것은 바로 우리를 위한 것이었다. 이기적인 위선에서 벗어나, 처음에 예수님을 통해 얻었던 열정과 사랑을 계속해서 실천할 것을 명령하는 것이다. 그러니 예수님과의 첫 마음을 잃지 말고 자신의 자리를 계속 잘 지켰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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