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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강론

2024년 9월 3일 연중 제22주간 화요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4-09-03 조회수171

복음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4,31-37

그때에 31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의 카파르나움 고을로 내려가시어,

안식일에 사람들을 가르치셨는데, 32 그들은 그분의 가르침에 몹시 놀랐다.

그분의 말씀에 권위가 있었기 때문이다.

33 마침 그 회당에 더러운 마귀의 영이 들린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크게 소리를 질렀다.

34 “! 나자렛 사람 예수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저희를 멸망시키러 오셨습니까?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35 예수님께서 그에게 조용히 하여라.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 하고 꾸짖으시니,

마귀는 그를 사람들 한가운데에 내동댕이치기는 하였지만,

아무런 해도 끼치지 못하고 그에게서 나갔다.

36 그러자 모든 사람이 몹시 놀라, “이게 대체 어떤 말씀인가?

저이가 권위와 힘을 가지고 명령하니

더러운 영들도 나가지 않는가?” 하며 서로 말하였다.

37 그리하여 그분의 소문이 그 주변 곳곳으로 퍼져 나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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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권위

(2024.09.03. / []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 학자 기념일)


오늘 기억하는 성인, 그레고리오 교황은 전례 음악을 비롯한 교회의 여러 분야에 큰 업적을 남겼습니다. 성인은 재산을 교회에 기증하고 수도원에 들어가 사제가 되었으며, 열심히 선대 교황들을 도왔습니다. 교황직을 봉사의 특전이라 여기며 스스로를 하느님의 종들의 종이라고 표현한 최초의 교황입니다. 교황은 전례 음악에 조예가 깊었을 뿐 아니라, 신앙과 윤리에 관한 저서들을 많이 남기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교회 법령을 정비하고 사제와 주교들의 영적 쇄신을 강조하면서, 교회 개혁에도 힘썼습니다. 우리가 성인으로부터 배울 점은, 그분이 일에 도취되지 않고 늘 하느님 신비 안에 머물렀다는 것입니다. 성인은 항상, 자신의 온 일이 교회를 위한 것이며, 하느님을 대신한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지금껏 세상에서 만날 수 없었던 특별한 권위로, 마귀 들린 사람을 고쳐 주십니다. 말씀에 권위가 있다는 것은, 사람을 변화시키고 세상을 바꿀 만한 힘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사람을 새로 태어나게 만듭니다. 새사람을 만드는 것만큼 큰 권위는 없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의 말이 그대로 다 이루어지거나 큰 힘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말씀이 어떻게 권위를 지니게 되었는지에 관한 비밀을 알려 줍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의 힘으로 마귀를 쫓으십니다. 그런데 마귀는 순순히 사람에게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마귀는 말합니다.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알고 있습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얼핏 듣기에는 칭찬이었지만, 예수님은 그저 조용히 하고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하고 꾸짖으십니다. 다른 복음에서는, 악마의 이러한 행위를, ‘예수님의 신비를 깎아내리기 위한 계략이라고 표현합니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말씀의 권위는, 화려한 말솜씨나 놀라운 기적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분의 말씀은, 하느님께서 내려 주신 창조와 치유의 말씀이었습니다. 마귀들린 이들도 한 말씀으로 자유로워지고, 오히려 마귀들이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라고 고백합니다. 그렇게 예수님의 말씀은 망가진 세상을 치유하고 조화롭게 만드시는 권위를 보여주셨습니다. 말씀의 권위를 얻고 지키려면, 세상에 속한 것들에 대한 지나친 애착에서 초탈해야 합니다. 말씀에 권위를 부여하시는 하느님의 영이, 세속의 욕망에 가려 마음에서 흐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애착을 벗어나 자유로워진 사람의 한 마디 말이, 겉만 번지르르한 말들보다 큰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권위란 권력이나 핍박으로부터 나오는 것도, 그 어떤 세속적인가치에서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참된 권위는 무지를 깨우쳐 주고, 두려움에서 해방시키며, 자유와 평화로 이끄는 사람에게서 드러납니다. 오늘날에도, 세상의 힘에 타협하지 않으며, 악을 이기고 자유로 이끌어주는 사랑의 권위가 필요합니다. 하느님께 파견된 일꾼으로, 또 선포자로서 예수님처럼 참된 권위를 지향하며 나아갈 은총을 청합니다.

 

주님은 말씀마다 참되시고, 하시는 일마다 진실하시네. 넘어지고 꺾인 이를 붙들고 일으키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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