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7일 연중 제22주간 토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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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4-09-07 조회수163 |
복음 <당신들은 어째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6,1-5 1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밀밭 사이를 가로질러 가시게 되었다. 그런데 그분의 제자들이 밀 이삭을 뜯어 손으로 비벼 먹었다. 2 바리사이 몇 사람이 말하였다. “당신들은 어째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오?” 3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다윗과 그 일행이 배가 고팠을 때, 다윗이 한 일을 읽어 본 적이 없느냐? 4 그가 하느님의 집에 들어가, 사제가 아니면 아무도 먹어서는 안 되는 제사 빵을 집어서 먹고 자기 일행에게도 주지 않았느냐?” 5 이어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우리 삶의 주인” (2024.09.07. / [녹] 연중 제 22주간 토요일) ‘안식일 법’은 유다인들에게 삶의 중심이자 믿음의 표지, 곧 인생의 제일 중요한 나침반이었습니다. 안식일을 맞아 노동을 일절 하지 않고 쉬었던 것은 요즘처럼 삶의 질을 높이는 여가의 의미가 아니라, 창조주 하느님께서 피조물인 인간에게 내려주신 명령에 온전히 따라 살고자 하는 종교적 가치였습니다. 한 분이신 하느님을 향한 철저한 사랑은 그들에게 ‘하느님 말씀을 향한 절대적 순종’으로 표현되었고, 그 말씀은 역사 속에서 다양한 형태의 율법과 계명으로 구체화되어 유다인의 삶을 지배해 온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 시대에도, 정체성을 지키고 강화하려던 율법 학자와 바리사이들의 권위가 막강했습니다. 그것은, 일제 강점기에 우리의 독립투사들이 민족정신을 고취하려고 노력했던 것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율법에 담긴 하느님을 향한 본질적인 순종과 사랑보다는, 맹목적인 계명에 집착했던 것입니다. 그런 유다인들에게 예수님은, 그들이 앞만 보고 달리느라 놓치고 있던 율법의 정신을 되찾게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다윗 임금이 배고픔을 겪는 일행을 위해 계명보다 사랑을 택한 것을 예로 들어, 바리사이들이 놓쳤던 ‘율법의 원래 모습’, 하느님을 본받아 서로 사랑하는 마음을 생각하게 하십니다. ‘안식일’이란, 쫓기듯이 살아가던 우리 마음의 급발진을 멈추고, 하느님과 머물며 온전히 쉬는 것입니다. 우리의 생각과 말과 행위가 진정한 쉼 대신 소모와 탕진으로 얼룩져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한편으로 다르게 생각해보면, 루카 복음은, 구원의 완성과 그 기쁨을 노래하는 복음입니다. 예수님을 모르던 사람들에게, “우리는 이런 예수님을 믿으며 기뻐하고 있습니다!” 하고 전하는 말입니다. 구원을 얻은 사람에게는 기다림도, 노력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주님을 맞을 넉넉한 마음으로 가득합니다. 애써 가꾸어야 할 삶 대신, 이제는 곁으로 오시는 주님과 함께하는 기쁨과 여유만 필요합니다. 오늘 복음에 스며든 시간적인 배경도 ‘끝자락에 들어선 상태’와 ‘완성을 향한 기대’를 암시합니다. 밀 이삭을 뜯는 것은 추수할 때의 행동입니다. 성경에서, 추수는 상징적으로 ‘종말의 시간’을 가리킵니다. 과도기를 끝내고 이제 다 이루어졌음을, 예전의 약속이 코앞으로 다가왔음을 밝히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시시비비를 가릴 이유도, 좀 더 나은 내일을 위해 걱정하거나 고민할 이유도 없습니다. 임박한 완성의 시간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일은, 먹고 마시며 즐기는 일일 뿐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완성의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과연 어떤 모습이 ‘삶을 누리는 주인’의 모습일까요? 부족해 보이고, 아직 멀었다 싶은 시간과 공간을 살아갈지라도, 서로 위로하고 배려하며 사는 것입니다. 누가 배고픔에 울고 있지 않은지, 기쁨에서 소외되지 않았는지 돌아보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모습입니다. 예수님과 함께 살기에 마음이 차고 넘쳐서 나눌 수밖에 없는 삶을 사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멋입니다. “사람의 아들이 곧 안식일의 주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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