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16일 연중 제24주간 월요일 | |
---|---|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4-09-16 조회수176 |
복음 <나는 이스라엘에서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 -------------------------------------------------------------------- 미사강론 (2024.09.16. / [녹] 연중 제24주간 월요일)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백인대장은 부하 군인 100명을 거느린 지휘관이다. 당대의 유다인 역사가인 요세푸스(Flavius Josephus, 37?~100)는 백인대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즉 “백인대장이란 명령을 내리는 자로서, 지나치게 위험을 자처해서는 안 되고, 행동에 있어서 침착하고 믿음직한 인물이어야 하며, 성급하게 전투에 뛰어들어서도 안 되고, 절박한 상황에 처했을 때는 자신의 위치를 사수할 각오가 되어 있는 사람이다.” 원로들은 이 백인대장이 이스라엘 백성들을 사랑하여 회당까지 지어준 인물이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이 백인대장은 로마 군대의 백인대장이 아니라 헤로데 안티파스 군대의 이방인 백인대장일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이 기적이 이루어진 장소가 헤로데 안티파스의 관할 구역인 갈릴래아 지방의 카파르나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자기 종을 아끼고 사랑하는 자비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아끼는 종이 병들어 죽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그를 위해 자신이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실상 사람이 병으로 죽어가는 상황에서 지위와 권력, 돈과 재물은 무력할 뿐이다. 자신의 무능과 무력함을 깨달은 그는 눈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그것은 떠돌이인, 단지 소문으로만 들은 예수님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었다. 백인대장과 예수님을 당시 사회·정치적 조건에서 비교해 본다면, 백인대장은 예수님을 붙잡아 들일 수 있었다. 그리고 자기 종을 고쳐주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위협해도 되는 위치였다. 그런데 백인대장은 자신을 비우고 낮추었다. 병들어 죽어가던 종을 위해 겸손되게 도움을 청하였다. 유다인 원로들의 말을 듣고 도와줄 마음을 가진 예수님께서 그의 집으로 가시는 도중에, 이번에는 백인대장이 친구들을 시켜 예수님의 직접 왕림을 사양하였다. 그는 “주님, 수고하실 것 없습니다.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찾아뵙기에도 합당하지 않다고 여겼습니다.” 이 말에서 영성체 전에 하는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가 곧 나으리이다.”라는 기도문이 유래하였다. 또한 “그저 말씀만 하시어 제 종이 낫게 해 주십시오”라는 말에는 예수님에 대한 깊은 믿음이 담겨있다. 즉, 예수님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하느님의 아드님이라는 확고한 신뢰심이 담겨있다. 이런 오늘 복음에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첫째 전구(轉求) 기도이다. 기도란 하느님께 직접 드릴 수도 있지만, 백인대장이 예수님께 유다인 원로들과 친구들을 통하여 자신의 바람을 전해 드렸듯이, 우리가 성인이나 천사들을 통하여 전구할 수 있음을 분명하게 알려준다. 자신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고통받고 역경에 처한 다른 사람들을 위해 기도할 수 있으며, 그 효과가 결코 반감되는 것은 아님을 알려준다. 그렇기에 전구는 참으로 아름다운 사랑의 실천 행위이고, 연옥 영혼들을 위한 기도와 미사 봉헌은 훌륭한 사랑의 실천이다. 둘째, 백인대장과 같은 믿음이 필요하다. 비록 예수님이 멀리 떨어져 있어도, 직접 오시지 않고 보시지 않더라도 다 이루어주실 수 있다는 믿음이 우리에게 있는가? 내가 직접 듣지 못하더라도 그분께서 말씀하시면 기적이 일어난다는 것을 믿는가?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 솔직히 무슨 표징이나 확실한 응답을 바란다. 가급적 빠른 시간내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기를 바란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내 바람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판단한다. 그런데 믿음은 겸손을 전제로 하며, 기다림을 필요로 한다. 왜냐하면 믿음은 얄팍한 계산이 아니고 깊이 있는 신뢰이기 때문이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머리로 따지고 묻는 관계, 사무적인 인간관계가 되면 신뢰가 높게 쌓일 수 없다. 그렇기에 가슴으로 받아들이면 인간관계도 실타래가 풀리듯 풀린다. 그러니 깊은 신뢰심을 만들어가는, 가슴으로 만나는 하느님과의 관계를 만들어보자. |
파일첨부 |
이전글 | 2024년 9월 17일 한가위 |
---|---|
다음글 | 2024년 9월 13일 연중 제23주간 금요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