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17일 한가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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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4-09-17 조회수149 |
복음 <사람의 생명은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2,15-21 그때에 예수님께서 15 사람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16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어떤 부유한 사람이 땅에서 많은 소출을 거두었다. 17 그래서 그는 속으로 ‘내가 수확한 것을 모아 둘 데가 없으니 어떻게 하나?’ 하고 생각하였다. 18 그러다가 말하였다. ‘이렇게 해야지. 곳간들을 헐어 내고 더 큰 것들을 지어, 거기에다 내 모든 곡식과 재물을 모아 두어야겠다. 19 그리고 나 자신에게 말해야지. ′자,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 20 그러나 하느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21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바로 이러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미사강론 (2024.09.17.화 / [백] 한가위) 오늘 추석(秋夕) 또는 한가위는 수확을 앞두고 풍년을 기원하는 날로, 민족 최대의 명절이다. 추석(秋夕)을 글자대로 풀이하면 ‘가을 저녁’, 나아가서는 ‘가을의 달빛이 가장 좋은 밤’이라는 뜻이니 ‘달이 유난히 밝은 좋은 명절’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가을의 한가운데 있는 추석은 ‘5월 농부(農夫) 8월 신선(神仙)’이라는 말을 하게 한다. 5월은 농부들이 농사를 위해 땀을 흘리면서 등에 땀이 마를 날이 없지만, 8월은 한해 농사가 거의 마무리된 때여서 신선처럼 지낼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윗날만 같아라.”라는 속담이 말해주듯, 우리 조상들은 봄에서 여름 동안 가꾼 곡식과 과일들이 익어 오곡백과(五穀百果)가 풍성하고, 한가위 날에는 많은 음식을 장만하여 잘 먹고, 즐거운 놀이를 하며 즐길 수 있기에 늘 이날만 같았으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는 것이다. 이토록 한가위는 결실과 감사가 함께 어우러지는 시간이다. 이에 대해 제1 독서는 “시온의 자손들아, 주 너희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고 기뻐하여라. 주님이 너희에게, 정의에 따라 가을비를 내려 주었다. 주님은 너희에게 비를 쏟아 준다. 이전처럼 가을비와 봄비를 쏟아 준다. 타작마당은 곡식으로 가득하고, 확마다 햇포도주와 햇기름이 넘쳐흐르리라. 너희는 한껏 배불리 먹고, 너희에게 놀라운 일을 한, 주 너희 하느님의 이름을 찬양하리라.”라고 말한다. 더욱이 복음은 풍성한 결실의 중심에 하느님이 계심을, 그리고 이러한 풍성함이 탐욕으로 끝나서는 안 되고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자가 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실 탐욕은 하느님이 우리 마음 안에 머물지 못하도록 만든다. 달리 말하면, 탐욕은 인간으로 하여금 선을 행하지 못하도록 막고, 선하신 하느님을 알아보지 못하게 한다. 그렇기에 탐욕적인 인간은 마음 안에 무언가를 소유하면 할수록 더욱더 빈곤해진다. 탐욕은 내가 원하지 않아도 빼앗길 수밖에 없는 것, 곧 사라지는 것을 사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우리에게 모든 것을 풍성히 주시어 그것을 누리게 해 주시는 하느님께 희망을 두라고 지시하십시오.”(1티모 6, 17)라고 사도 바오로가 권고하는 것처럼, 살아계신 하느님께 자신의 희망을 둔 이들은, 결코 그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하느님을 소유하고 있는 이들이다. 그렇기에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자라 하더라도 하느님께 자신의 희망을 두지 않고 있다면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은 것이다. 또한 현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이라고 하더라도 하느님을 소유하고 있다면, 모든 것을 다 갖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 점을 오늘 복음은 자기 자신을 위해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 부유하지 못한 사람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자가 될 수 있을까? 바오로 사도는 “선행으로 부유해지십시오.”(1티모 6, 18)라고 말하였다. 하느님에게서 받은 것을 아낌없이 베풀고 기꺼이 나누어 주는 사람이 되라는 것이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그리스도인들을 자선으로 초대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당신은 다른 이가 갖고 있지 못한 것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나누어 주십시오. 그러면 당신도 나누어 받게 될 것입니다. 여기서 나누어 주십시오. 그러면 저 위에서 나누어 받게 될 것입니다. 여기서 당신의 빵을 나누어 주십시오. 그러면 저 위에서 다른 빵을 받게 될 것입니다.” 또 성인은 “가난한 이가 무언가를 필요로 할 때, 그것은 곧 그리스도가 그것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하면서, 진정한 자선은 손으로만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온갖 허세에서 자유로운 영혼, 그리고 가난한 이 안에서 그리스도를 보는 영혼으로 도움을 주어야 하는 것임을 우리에게 가르친다. 이러한 의미에서 자선은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과 밀접히 연결된다. 이토록 결실과 감사의 시간은 나눔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즉 자신 안에 있는 탐욕의 자리를 하느님으로 바꾸어 나가는 것이다. 이는 오늘 제2 독서에서 나타나듯 마지막 수확을 위한 것이다. 우리가 하느님 앞에서 심판받을 순간을 위한 것이다. 어느 한 성당을 봉헌하면서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하느님께 아름다운 성전을 봉헌하는 것처럼 우리도 이 세상 삶이 끝난 후에는 우리 자신이라는 성전을 하느님께 봉헌할 것임을 명심하라고 말하였다. 지금 우리의 삶은 우리 자신이라는 성전을 하느님께 봉헌하기 위해 열심히, 그리고 아름답게 성전을 건축하고 꾸미고 있는 시간이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무엇으로 우리의 성전을 치장하고 있는가? 풍성한 결실의 순간인 한가위를 맞이하여 오늘만이 아니라 내일까지 생각하면서 하느님께 봉헌할 나 자신을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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