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11일 금 [녹] 연중 제 27주간 금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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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4-10-11 조회수169 |
복음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1,15-26 그때에 예수님께서 벙어리 마귀를 쫓아내셨는데, 군중 15 가운데 몇 사람은, “저자는 마귀 우두머리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 하고 말하였다. 16 다른 사람들은 예수님을 시험하느라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표징을 그분께 요구하기도 하였다. 17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생각을 아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느 나라든지 서로 갈라서면 망하고 집들도 무너진다. 18 사탄도 서로 갈라서면 그의 나라가 어떻게 버티어 내겠느냐? 그런데도 너희는 내가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고 말한다. 19 내가 만일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면, 너희의 아들들은 누구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는 말이냐? 그러니 바로 그들이 너희의 재판관이 될 것이다. 20 그러나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21 힘센 자가 완전히 무장하고 자기 저택을 지키면 그의 재산은 안전하다. 22 그러나 더 힘센 자가 덤벼들어 그를 이기면, 그자는 그가 의지하던 무장을 빼앗고 저희끼리 전리품을 나눈다. 23 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고,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 버리는 자다. 24 더러운 영이 사람에게서 나가면, 쉴 데를 찾아 물 없는 곳을 돌아다니지만 찾지 못한다. 그때에 그는 ‘내가 나온 집으로 돌아가야지.’ 하고 말한다. 25 그러고는 가서 그 집이 말끔히 치워지고 정돈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26 그러면 다시 나와, 자기보다 더 악한 영 일곱을 데리고 그 집에 들어가 자리를 잡는다. 그리하여 그 사람의 끝이 처음보다 더 나빠진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미사강론 (2024.10.11.금 / [녹] 연중 제 27주간 금요일 ) 사람 사는 곳은 어디든 자신과 맞는 사람들끼리만 모여서 세력을 구축하려는 이들이 있다. 그러면서 자신과 맞지 않는 사람들을 배척한다. 이런 편 가르기는 인간 사회에서 분열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자기편, 즉 자신과 친하거나 생각이 같은 사람은 무슨 말을 하고 무슨 행동을 해도 받아들이지만, 남의 편, 즉 자신과 친하지 않거나 생각이 다른 사람은 조금이라도 자기 마음에 들지 않은 말과 행동을 하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본다. 그리고 간혹 자신과 친하지 않는 사람이 좋은 일을 하면, 그 일에 대한 칭찬보다 다른 쪽으로 시선을 돌려 비난을 한다. 예를 들면, 친하지 않은 사람이 하루 종일 봉사활동을 했다면, 그것을 보고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일부러 한 것이거나, 아님 다른 속셈이 있을 것이야.”라는 식으로 근거도 없이 그 사람을 공격한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예수님을 미워하는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마귀를 쫓아내는 기적을 보고 감탄하며 칭찬하지는 못할망정, 마귀 우두머리의 힘을 빌려 마귀를 쫓아냈다고 예수님을 공격하였다. 그런데 세상과 인간보다 먼저 창조된 천사들 중에서 창조주이신 하느님과 동등한 존재가 되려고 교만과 허세를 부리던 천사들이나, 사람이 되신 하느님 예수님께 복종하기를 거부한 천사들이 타락하여 마귀의 무리가 되었다고 한다. 천사들이 하늘에서는 하느님을 보필하고, 땅에서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보호하고 지켜주는 임무를 가졌다면, 마귀들은 그 반대의 행동을 할 것은 뻔한 일이다. 따라서 세상을 사는 인간도 자신의 자유의지로 선이나 악을 행할 수도 있고, 동시에 영적(靈的)으로 천사와 마귀의 세력에 노출되어 있다. 사람이 마귀의 세력에 사로잡히면 자유의지가 약해지거나 심한 경우에는 사람의 구실을 하지 못하고 세상에서 존재 의미조차 상실하게 된다. 그렇기에 마귀를 쫓아낸다는 것은 마귀 들린 사람에게 다시 자유를 회복시켜주는 것이며, 회복된 자유는 또다시 선(善)과 악(惡)을 두고 선택하게 된다. 특히 마귀가 들려 귀머거리가 되거나 벙어리가 된 사람들에게 마귀를 쫓아내 주시는 것은 단순히 마귀에게서 벗어나게 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말을 들음”과 “말을 함”의 기능, 즉 하느님 말씀의 경청과 발설의 기능(대화)을 되돌려 주시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생각하지 않고 마귀 우두머리의 힘을 빌려서 그 부하인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라고 말도 안 되는, 논리적이지도 않은 소리를 하는 것을 보면 예수님이 많이도 미웠던 것 같다. 하지만 ‘이럴 것이다, 저럴 것이다’라는 선입견을 갖고 사람을 대하다 보면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삐뚤어져 보일 수밖에 없다. 사실 선입견은 멀쩡한 사람을 죄인으로 단정해버릴 수도 있고, 결국 죽음으로까지 내몰 수도 있다. 예수님을 미워하는 사람들은 선입견으로 예수님을 결국 죽음으로 몰고 갔다. 반면 예수님은 죄인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있는 그대로 그 사람들을 대하셨다. 그래서 그들은 구원의 길로 접어들 수 있었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선입견과 달리 사람을 살릴 수 있다. 우리는 세상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상대의 말과 행동을 선입견으로 보지 말고, 잘한 것이 있으면 칭찬할 수 있어야 하고, 잘못한 것이 있으면 충고할 수 있어야 한다. 선입견으로 미리 판단해 놓고 평가하는 것은 아주 잘못된 것이다. 2000년 전 예수님을 박해하고 죽음으로 몰고 갔던 사람들의 행태를 우리가 그대로 본받아서는 안 되겠다. 예수님을 믿는다면서 예수님을 미워하는 사람들을 본받아서야 되겠는가? 자기편, 남의 편 나누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하루가 되었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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