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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31일 목 [녹] 연중 제 30주간 목요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4-10-31 조회수44

복음

<예언자는 예루살렘이 아닌 다른 곳에서 죽을 수 없다.>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3,31-35

31 그때에 바리사이 몇 사람이 예수님께 다가와,

어서 이곳을 떠나십시오.

헤로데가 선생님을 죽이려고 합니다.” 하고 말하였다.

32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가서 그 여우에게 이렇게 전하여라.

보라, 오늘과 내일은 내가 마귀들을 쫓아내며 병을 고쳐 주고,

사흘째 되는 날에는 내 일을 마친다.

33 그러나 오늘도 내일도 그다음 날도 내 길을 계속 가야 한다.

예언자는 예루살렘이 아닌 다른 곳에서 죽을 수 없기 때문이다.’

34 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 예언자들을 죽이고

자기에게 파견된 이들에게 돌을 던져 죽이기까지 하는 너!

암탉이 제 병아리들을 날개 밑으로 모으듯,

내가 몇 번이나 너의 자녀들을 모으려고 하였던가?

그러나 너희는 마다하였다.

35 보라, 너희 집은 버려질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은 복되시어라.’ 하고 말할 날이 올 때까지,

정녕 나를 보지 못할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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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강론 (2024.10.31./ [] 연중 제 30주간 목요일)

 

   한 재상이 임금에게 어떻게 하면 깨끗한 충신으로 살 수 있는지 물었다. 그러자 임금은 물이 가득 든 그릇을 주며, 물을 한 방울도 흘리지 말고 정한 시간에 돌아오면 알려 주겠다고 했다. 재상은 임금이 말한 대로 물그릇을 들고 정해진 경로를 돌아서 한 방울의 물도 흘리지 않고 무사히 돌아왔다. 그러자 임금이 그에게 시장에 떨어진 돈다발이 있었는데 그것을 보았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그는 보지 못했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임금은 다시 그럼 궁녀들이 부채춤을 추며 행렬하고 있었는데, 그건 보았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습니다. 오로지 임금님의 명령을 수행하려고 그릇의 물을 흘리지 않는 데만 온통 신경을 썼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임금은 깨끗한 충신으로 사는 방법은 이렇게 주변 것에 마음과 정신을 빼앗기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목적과 목표에 온 마음을 쏟는 것이라네.”라고 말하였단다.

 

   이 이야기를 바꾸어 말하면, 예수님께 우리가 어떻게 하면 깨끗하고 올바른 신앙인으로 살 수 있겠습니까?”라고 여쭈어보는 것과 같다. 이 질문에 대하여 예수님께서는 우리 삶의 그릇에 담긴 생명의 물이 엎질러지지 않도록 온 마음을 다하여 살라고 일러 주실 것이다. 행여나 욕심으로 곁눈질하다가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지 말라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세상 것들에 너무나 많이 두리번거리며 살고 있다. 돈이 되는 것이라면 윤리에 어긋나든, 인생에 독이 되든 아무 생각 없이 달려든다. 그리고 남들이 좋다고 하면 소질과 취향에 관계없이 따라나선다. 나아가 삶에 중심이 없고, 인생의 목표와 철학이 없을수록 세상의 가치에 휘둘리게 된다.

 

   오늘 복음에서는 바리사이 몇 사람이 나오는데, 그들은 예수님께 호의적이었다. 당시 바리사이라고 해서 모두가 예수님에게 적대감을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중에 예수님의 신상에 가해질 위험을 미리 걱정하고 어서 이곳을 떠나십시오. 헤로데가 선생님을 죽이려고 합니다.”라며 일러주는 바리사이도 있었다는 것은 좀 놀라운 일이다. 아마도 헤로데는 예수님에 대한 이러저러한 억측이 난무하는 소문들이 퍼지자 자기 자리가 위협당할까 불안해한 것 같고, 그래서 예수님을 죽이려 한 듯 싶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위협들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는 늘 의연하셨다는 것이다.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행보를 멈추거나 뒤로 물러서지 않으셨다. 끝까지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해주기 위해 사람들과 함께 하셨다. 불의에 굴복하지 않고 사랑과 정의를 실천하는 삶을 사셨다. 하지만 우리들은 너무나 자주 불의에 굴복하고 하느님의 뜻과 반대되는 삶을 살면서 불안해하고 힘들게 산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든 사랑과 정의를 실천하는 적극적이고 의연한 마음 자세가 필요하다. 그래야 예수님처럼 불의에 굴복하지 않고 언제나 힘차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사실 예수님은 헤로데의 위협에 오늘도 내일도 그다음 날도 내 길을 계속 가야 한다.”라고 말씀하시며 당신의 길을 가셨다. 그러니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은 신앙의 가치로 중심을 잡고 누가 뭐라고 하든지 앞만 바라보며 걸어가야 한다. 행여나 세상의 속된 가치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도록 하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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