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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강론

2024년 11월 1일 금 [백] 모든 성인 대축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4-11-01 조회수45

복음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5,1-12

그때에 1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보시고 산으로 오르셨다.

그분께서 자리에 앉으시자 제자들이 그분께 다가왔다.

2 예수님께서 입을 여시어 그들을 이렇게 가르치셨다.

3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4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

5 행복하여라, 온유한 사람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

6 행복하여라,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그들은 흡족해질 것이다.

7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

8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9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

10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11 사람들이 나 때문에 너희를 모욕하고 박해하며,

너희를 거슬러 거짓으로 온갖 사악한 말을 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12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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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강론(2024.11.01./ [] 모든 성인 대축일)

 

오늘 교회는 일생 동안 자신의 삶을 봉헌한 모든 성인(聖人)들을 기념한다. 모든 성인 대축일은 강림하신 성령의 공현(Epiphania)”이라고도 한다. 왜냐하면 성인들이 성령의 도움으로 밀알이 되어 땅에 떨어져 죽음으로써 그분들의 모범을 따라서 살려는 신앙인들이 많아지는 풍성한 열매를 맺었기 때문이다(요한 12, 24). 그럼에도 오늘은 일 년 동안 기념하는 성인들을 한꺼번에 모아서 다시 한번 축하하고 기리는 날은 아니다. 더구나 마치 연극에서 배우들이 관객들로부터 여러 번 박수갈채를 받고 난 뒤, 무대, 조명, 안무, 음악 등의 연출자들과 함께 앞으로 나와서 마지막 박수를 받는 그런 것도 아니다. 오히려 오늘은 우리가 아는 성인들만이 아니라 비록 성인으로 인정되어 기념되지는 않지만 하느님 나라에 들어간 모든 이들을 기념하는 날이다. 그런데 교회에 의해 시성(諡聖)되어 공식적으로 성인으로 알려진 분들이든, 아니면 세상에서의 삶을 하느님께로부터 인정받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간 사람들이든 이미 세상에서 성인의 삶을 살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성인들은 이미 이 땅에 살 때 성인이었다.

 

   그런 탓에 신앙적으로 자신보다 잘난 사람들만 생각하면 자신은 죄인에 가깝게 여겨질 것이다. 더구나 그렇게 비교하면 기도도, 나눔도, 사랑도 부족하다고 여겨지고 솔직히 신앙적으로 내세울 것이 변변찮아 한숨만 쉬게 된다. 그래서 세상의 그 무수한 성인들 앞에서 나만 죄인이라는 절망감만 들게 된다. 그러나 모든 성인 대축일이 있는 것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성인이 될 자질이 있다는 것이며, 그렇기에 오늘은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성인이 될 수 있다고 알려주는 희망의 날이다.

 

   옛날에 성인(聖人)처럼 거룩하게 사는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이 사실을 주변 사람들은 알고 있었지만, 당사자는 그 사실을 몰랐다. 그렇다고 그가 어떤 대단한 기적이나 놀라운 모습을 보인 것은 아니었고, 단지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 그 사람들의 과거가 어떠했는지 상관없이 항상 처음 만나는 것처럼 대한다는 것뿐이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그를 사람들 중에 가장 거룩한 사람이라고 인정하면서, 수호천사를 불러 그의 소원을 하나 꼭 들어주라고 지시하셨다.

   수호천사는 그에게 나타나서는 소원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그런데 그는 소원이 없다고 하였다. 이에 천사가 너에게 사람의 병을 치유하는 기적의 은사를 줄까?”하고 묻자, 병자를 치유하는 일은 하느님께서 직접 하시는 일이라며 거절하였다. 그러자 천사가 죄인들을 회개시켜 바른 삶을 살도록 하는 힘을 줄까?”하고 물었고, 그런 일은 천사들이 해야 할 일이라며 역시 거절하였다. 마지막으로 천사가 그러면 너의 거룩한 삶을 사람들이 보고서 너를 존경할 수 있도록 해 줄까?”하고 묻자, 그는 펄쩍 뛰면서 절대 안 된다고 하였다. 그렇게 되면 자신이 교만해져서 사람들에게 오히려 해가 될 것이라고 하였다.

   무슨 소원이든 한 가지는 꼭 들어주라는 지시를 받은 천사는 빈손으로 돌아갈 수 없다며 난처해하자, 그가 말했다. 사람들이 저를 통해 착한 마음을 갖고 살도록 해 주시되, 그 사실을 제가 모르도록 해 주십시오.”라고 하였다. 천사는 하느님께 가서 그대로 고하였다. 하느님께서는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해줄 수 있을까 하고 곰곰이 생각하시더니, 천사를 시켜 그 착한 사람에게 후광(後光)을 걸어 주었다.

 

   후광(後光)은 성인의 앞이나 옆이 아닌 성인의 머리 뒤에서 빛나는 동그라미 원()이다. 이것은 자신은 볼 수 없지만, 다른 사람은 다 볼 수 있다. 그런데 살아 있는 우리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이 후광을 지니고 있다. 그들이 바로 오늘 복음에서 들려주는 여덟 가지 참된 행복의 길 중에서 어느 하나만이라도 꿋꿋이 지키며 사는 사람들이다.

   사실 행복은 조건으로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자세로 느껴지는 것이다. 캘커타의 마더 데레사 수녀님은 행복해지는 방법을 이렇게 설명하였다. 당신이 가는 곳마다 사랑을 알려주세요. 그리고 먼저 당신 자신의 집에서 그 일을 실천하세요. 당신의 자녀와 남편을 사랑하세요. 어떤 사람이든 당신을 만나고 나면 더 나아지고 더 행복해지게 하세요. 하느님의 사랑이 당신을 통해 표현되도록 하세요. 당신의 얼굴에, 당신의 눈에, 당신의 미소 속에, 그리고 당신의 따뜻한 말 한마디 속에 하느님의 사랑을 표현하세요.”

 

   스스로가 항상 부족해 보이고 자신의 뜻대로만 되는 세상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세상에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부족한 가운데서도 사랑을 실천하고, 힘닿는 대로 도울 때, 내가 한 그 일들이 세상에서 쌓아 올린 공로가 된다. 그리고 그 일들을 통해 우리는 성인이 되어 갈 수 있다. 그렇게 우리 모두가 성인이 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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