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1일 월 [백] 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 기념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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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4-11-11 조회수39 |
복음 <너에게 하루에도 일곱 번 죄를 짓고 돌아와“회개합니다.”하면 용서해 주어야 한다.> ------------------------------------------------------------------------ 미사강론 (2024.11.11.월 / [백] 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 기념일) 어떤 사람이 자신에게 잘못하는 이웃 사람 때문에 마음 아파하면서 언젠가는 얘기하리라 다짐하며 그가 잘못한 것들을 일일이 공책에 적었다. 그리고 자신의 잘못도 반대편에 적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적다 보니 상대방이 잘못한 것은 더 이어지지 않는데, 자신이 잘못한 것은 계속 늘어나기만 하였다. 그러다 보니 너무 화가 나서 쓰는 것을 중지하였다. 그러고 나니 다시 그 이웃 사람의 잘못이, 자신을 힘들게 하는 말이나 행동이 보였다. 그래서 다시 그것들을 적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그것들이 늘어나는 것 이상으로 자신의 잘못이 늘어났다. 그리곤 자신이 용서하기 어려워한 것은 상대방 잘못에 더 큰 비중을 두기 때문이었고, 자신이 받은 상처만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느님을 닮으려면 먼저 용서하라.’라는 말을 이해하게 된 것이다. 오늘 복음은 용서에 대한 것인데, 예수님은 “남을 죄짓게 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수는 없다.”라고 말씀하셨다. 여기서 “남을 죄짓게 하는 일”로 번역된 그리스어는 ‘스칸달론’(σκάνδαλον), 영어로는 ‘스캔들’(scandal)인데, 이 구절을 좀 더 분명히 번역하면 이렇다. ‘스캔들이 일어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러나 불행하여라, 그런 일을 저지르는 자(스캔들을 일으키는 자).’ 여기서 ‘스캔들’은 하느님께 나아가는 데 방해가 되는 일종의 ‘걸림돌’을 뜻한다. 그리고 걸림돌이란, 신자들을 유혹에 빠지게 하고, 조심스러운 이들을 피곤하게 하며, 조심스럽지 못한 사람을 넘어지게 하고, 모든 일을 어지럽히고, 모든 사람을 혼란에 빠뜨리는 일이다. 사실, 믿음이 약한 이들은 스캔들에 쉽게 걸려 넘어지기도 하고, 쉽게 죄를 짓기도 한다. 그런 이들로 말미암아 공동체에 분란이 생길 수도 있다. 그래서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라고 한 사도들의 기도가 우리 입에서도 나와야 한다. 사도들은 믿음을 더해 주십사고, 그래서 믿음 안에서 더 강하게 해 주십사고 청하고, 믿음의 시작은 우리에게 달려 있고, 하느님을 믿고 의지하는 가운데 유지되지만, 그러기 위한 확신과 힘은 거룩한 은총에서 온다. 그래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하루에 일곱 번 죄를 짓고 일곱 번 돌아와서 “회개합니다.”라고 말하면 그를 용서해 주라고 가르치신다. 그런데 누군가를 용서한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정말 어처구니없게, 또 부당하게 힘든 일을 겪게 되면 더더욱 용서하기 힘들다. 그런 탓에 ‘용서 같은 소리 하고 있네.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절대로 용서 못 한다.’라는 마음, ‘너도 내 입장, 상황이 되어봐라. 그런 소리가 가능한가’하는 억울해하는 마음, 복수심으로 가득한 마음, 꽁한 마음, 옹졸한 마음을 유지하고 살아가는 한, 우리는 지옥에 있는 것이다. 지옥이란 다른 것이 아니라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으로 가득 찬 그 순간의 삶이다. 그렇기에 타인에게 상처받고 타인과 단절된 자신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해 용서는 필수이다. 사실 용서는 자신에게 베푸는 자비요, 상처받은 자신을 사랑하는 치유 행위이다. 상처 준 사람을 용서하지 않고 미움과 증오심을 가지면 더 큰 상처만 생긴다. 사실 예수님도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은 사람들을 용서해 달라고 기도하셨다. 그리고 우리에게 주님의 기도를 바치면서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라고 기도하라고 하셨다. 하느님께서는 순간마다 용서를 청하는 우리 모습과 회개하는 마음을 보시고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상처 준 사람에 대해 조건 없이 용서하는 사랑을 나누도록 하였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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