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2일 화 [홍] 성 요사팟 주교 순교자 기념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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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4-11-12 조회수34 |
복음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7,7-10 그때에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7 “너희 가운데 누가 밭을 갈거나 양을 치는 종이 있으면, 들에서 돌아오는 그 종에게 ‘어서 와 식탁에 앉아라.’ 하겠느냐? 8 오히려 ‘내가 먹을 것을 준비하여라. 그리고 내가 먹고 마시는 동안 허리에 띠를 매고 시중을 들어라. 그런 다음에 먹고 마셔라.’ 하지 않겠느냐? 9 종이 분부를 받은 대로 하였다고 해서 주인이 그에게 고마워하겠느냐? 10 이와 같이 너희도 분부를 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하고 말하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Homo Proponit, Deus Disponit” (2024.11.12. / [홍] 성 요사팟 주교 순교자 기념일) 요즘 세상에는 참으로 다양한 직업이 있지만, 예전처럼 종과 주인의 관계로 매여 있는 직업은 없습니다. 노동이 여전히 고달프고 숨겨진 갑을관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노동법과 노동 환경은 달라졌습니다. 그런데도 윗사람, 동료와의 관계에서 마치 종보다 더한 처우를 받는다고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좋은 사람과 함께 일하는 것,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은 큰 행복입니다. 나의 일, 내가 모시는 사람, 함께하는 사람들을 사랑한다면, 아무리 힘들어도 나에게는 행복이 됩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요구하시는 종의 모습은, 사랑과는 거리가 멀고 가혹해 보입니다. 또 오늘 예수님의 가르침 속 비유에 등장하는 주인은 다소 냉정하고 야속한 사람처럼 보입니다. 고된 일을 하고 돌아온 종을 맞아들여 밥을 먹이기는커녕, 다시 자기 시중을 들도록 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종이 분부받은 대로 했다고 해서 주인이 그에게 고마워하겠느냐?” 밖에서 고생하고 와서도 다시 일해야 하고, 자신을 쓸모없다 평가해야 한다는 것은 참 비참한 일입니다. 다시 생각해 봅시다. 두 사람의 관계는 친구 관계도, 부자 관계도 아닙니다. 주인과 종의 관계입니다. 주인이 종에게 요구하는 것도, 종이 주인에게 겸손히 처신하며 봉사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종의 행동이 강요가 아닌 겸손에서, 주인을 향한 사랑에서 나왔다면, 그 종은 더없이 행복할 것입니다. 일꾼과 종의 차이라면, 일꾼은 품삯을 받지만, 종은 온전히 주인에 속한 사람으로 일한다는 것입니다.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고유한 사명을 맡기셨습니다. 신앙인들은 그 몫에 따라 부르심을 살아갑니다. 그것이 바로 그가 “해야 할 일”이고, 물론 그 일에 대한 칭찬이나 답례를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할 일을 다 했다면 그저 하느님 앞에 “충실한 종”으로서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나를 세상에 있게 하신 목적, 그 목적을 위한 일이 있다면 그것은 내가 “해야 할 일”입니다. 종이 모든 것을 주인의 자비에 맡기듯이, 우리도 최선을 다하고 하느님의 자비를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Thomas a Kempis의 “준주성범”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Homo Proponit, Deus Disponit.” “의인들은 서원을 지킬 때 자기의 지혜에 기대지 않고 하느님 은총에 의지하며, 또 무엇을 하든지 항상 하느님께 의탁한다. 하느님의 길은 사람의 길과 같지 않다. 사람은 뜻을 둘 뿐, 하느님께서 마련하여 이루신다.” 오늘 하루를 지내며, 하느님과 나의 관계를 생각하고, 이 말씀들의 의미를 마음에 새겨보면 좋겠습니다. “진인사대천명. 인간으로서 할 일을 다 하고, 하늘의 명을 기다린다.”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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