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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강론

2024년 11월 26일 화 [녹] 연중 제34주간 화요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4-11-26 조회수54

복음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1,5-11

그때에 5 몇몇 사람이 성전을 두고,

그것이 아름다운 돌과 자원 예물로 꾸며졌다고 이야기하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6 “너희가 보고 있는 저것들이,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 있지 않고 다 허물어질 때가 올 것이다.”

7 그들이 예수님께 물었다.

스승님, 그러면 그런 일이 언제 일어나겠습니까?

또 그 일이 벌어지려고 할 때에 어떤 표징이 나타나겠습니까?”

8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너희는 속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여라. 많은 사람이 내 이름으로 와서,

내가 그리스도다.’, 때가 가까웠다.’ 하고 말할 것이다.

그들 뒤를 따라가지 마라.

9 그리고 너희는 전쟁과 반란이 일어났다는 소문을 듣더라도 무서워하지 마라.

그러한 일이 반드시 먼저 벌어지겠지만 그것이 바로 끝은 아니다.”

10 이어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민족과 민족이 맞서 일어나고 나라와 나라가 맞서 일어나며,

11 큰 지진이 발생하고 곳곳에 기근과 전염병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하늘에서는 무서운 일들과 큰 표징들이 일어날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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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강론 (2024.11.26./ [] 연중 제34주간 화요일)

 

   예수님 시대의 예루살렘 성전은 웅장하고 화려하였다. 성전 현관 기둥들은 흰 대리석으로 되어 있었고, 순금으로 만든 큰 포도나무로 성전 전체를 꾸몄다고 한다. 이 순금 포도나무의 포도알이 사람만큼 커서 멀리서 성전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성전이 마치 순금으로 덮인 산처럼 보였다고 한다. 이 정도면 사람들이 감탄하고도 남을 듯하다.

   유다인들은 이처럼 웅장하고 화려하게 성전을 꾸미고 하느님께서 참으로 이곳을 사랑하실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하느님께서는 웅장하고 화려한 것을 좋아하신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다르게 생각하셨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서 웅장하고 화려한 겉모습을 보지 않으시고 그 내면을 들여다보신다는 것을 아시기 때문이다. 화려한 성전, 웅장한 성전을 지으면서도 그 내면에 불의함과 부정함이 가득 차 있던 유다인 지도자들을 향하여, 이 예루살렘 성전과 더불어 그들 모두가 파멸하게 되리라고 경고하신 것도 이 때문이다. 예수님의 예언은 적중했다. 유다인 역사가인 플라비우스 요세푸스(Flavius Josephus, 37?-100?)의 기록에 따르면, 서기 70년 로마군의 공격으로 예루살렘 성전은 완전히 파괴되고 성전 기물은 모두 약탈당하여, 예루살렘에서 모든 유다인들을 추방하여 폐허가 되고 말았다.

 

   그런데 우리 각자도 하나의 성전이다. 하느님을 모시고 있기 때문이다. 성전이 허물어지는 때는 그 성전에 모셔야 할 주님을 내 욕심과 이기심의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일 때이다. 그분이 나의 주인이 아니라 내가 나의 주인으로 살 때 성전은 뱀의 소굴이 되고 뱀의 소굴은 사람들에게 밟히게 된다. 또 이 세상도 하느님께서 계시는 큰 성전이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이 하느님보다는 자기 자신들을 섬길 때 자연이 파괴되고 자연재해가 일어나고 결국은 종말을 맞게 될 것이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먼저 우리 자신의 성전을 잘 지켜내야 한다. 오늘 복음이 이어지는 마지막 부분에서 예수님은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으로 너희 마음이 물러지는 일이 없게 하여라. 그리고 그날이 너희를 덫처럼 갑자기 덮치지 않게 하여라.”(루카 21, 34)라고 경고하신다. 어떻게 해야 이런 재난이 갑자기 닥치지 않게 할 수 있을까? 그 방법에 대해서도 예수님은 명확히 말씀하신다. “너희는 앞으로 일어날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나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루카 21, 36)

 

  오늘 당장 죽더라도 주님 앞에 설 수 있도록 기도하라는 말씀이다. 그런데 주님 앞에 설 수 있는 힘은 감사이다. 내가 누군가를 만날 때 그 사람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아직 그 사람을 인격적으로 만날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것이다. 그러니 오늘 죽음이 오더라도 그 죽음을 주신 주님께 감사할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것이 기도이다.

  우리가 예루살렘 성전처럼 완전히 멸망하지 않으려면 아침기도를 통해 오늘 하루 일어날 가장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도 감사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 기도로 항상 감사할 수 있는 마음으로 깨어있을 때 어떠한 시련에서도 흔들리거나 무너지지 않는 굳건한 성전이 된다. 이것이 깨어 기도하는 삶이고 그런 사람들만이 인내로서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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