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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26일 목 [홍]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4-12-26 조회수40

복음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아버지의 영이시다.>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0,17-22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7 “사람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이 너희를 의회에 넘기고 회당에서 채찍질할 것이다.

18 또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19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 주실 것이다.

20 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21 형제가 형제를 넘겨 죽게 하고 아버지가 자식을 그렇게 하며,

자식들도 부모를 거슬러 일어나 죽게 할 것이다.

22 그리고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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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2024. 12. 26 ; 답십리 본당)

 

   어제는 하느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 탄생일이었다. 오늘은 교회의 첫 순교자 스테파노의 천상 탄생일이다. 예수님의 지상 탄생일 다음 날에 순교를 기념하는 것이 합당한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세상을 구원하러 오신 분을 증언하고자 처음 순교한 성인의 천상 탄일을 축하하는 것은 마땅하고 옳은 일이다.

   아기 예수님의 지상 탄생과 스테파노의 천상 탄생, 이 두 탄생 이야기에는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탄생이 자기 비움이라는 일종의 죽음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것이요, 그것이 타인을 향한 사랑의 표현이라는 사실이다. 곧 구세주는 인간을 위하여 자신을 내놓으셨으며, 스테파노는 인간을 위하여 자신을 내놓으신 분을 위하여 자신을 내어놓았다. 그러나 앞서 있는 하느님의 지상 탄생 없이는 뒤에 있는 천상 탄생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은 그분의 오심으로 얻어진 은총이기 때문이다.

 

  사실 스테파노는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처럼 살았고, 예수님이 죽으신 것처럼 죽었다. 그는 죽어가면서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주십시오.”라고 기도하였는데, 이는 마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루카 23, 26)라고 기도하신 것처럼 말하였다. 그리고 자신에게 돌을 던지는 이들을 위해서도주님, 이 죄를 저 사람들에게 돌리지 마십시오.”(사도 7, 60)라고 기도하였는데, 이는 예수님께서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루카 23, 34)라고 하신 것과 같다.

이처럼 그는 예수님처럼 자신을 죽이려는 이들을 위해서도 불타는 사랑으로 기도했다. 더구나 그는 자신을 위해서는 서서 기도했지만, 원수들을 위해서는 무릎을 꿇고 기도했으며(사도 7, 60), 자기를 죽이려는 이들을 위해 죽음으로써, 그들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었다. 그 사랑에 하늘이 열리고(사도 7, 56), 하늘은 그를 받아들여 사랑의 순교자로 삼으셨다.

 

  오늘날 우리 현실에서는 비록 목숨 바쳐 순교할 기회는 없지만, 자신의 생각과 뜻을 버리고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일이 바로 순교이다. ‘순교는 하느님을 믿고 있는 자신을 증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믿고 있는 하느님을 증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가 자신의 생각대로 되지 않을 때, 짜증내거나 불평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순간, 오히려 자신 안에 품은 하느님의 사랑을 퍼 올리면, 우리 안에서 열리는 하늘을 보게 된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마태 10, 22)라고 하셨다. 이는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미움이나 배척에서 벗어나게 해주시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미움과 배척을 통하여 우리를 사랑하시고 구원하신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곧 그 속에서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주실 것이라는 말씀이다.

 

   자신의 내면 깊은 곳에 그 누구도 앗아갈 수 없는 굳건한 하느님의 지성소, 자신만의 감실을 마련했던 스테파노였기에 언제나 성령으로 충만할 수 있었다. 자신 안에 현존하면서 활동하신 성령의 은총에 힘입어 스테파노는 언제나 하느님 아버지를 눈앞에 뵙는 듯이 살아갈 수 있었다. 그러니 우리 역시 성령의 활동 속에 살아간다면 스테파노처럼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성령 안에 살아간다면 그 어떤 환난과 시련 앞에서도 활짝 웃을 수 있다. 성령의 인도 아래 살면서 매사에 감사하며, 모든 것을 은총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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