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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13일 월 [녹] 연중 제1주간 월요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5-01-13 조회수27

복음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14-20
14 요한이 잡힌 뒤에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에 가시어,
하느님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15 이렇게 말씀하셨다.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16 예수님께서 갈릴래아 호숫가를 지나가시다가,
호수에 그물을 던지고 있는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아를 보셨다.
그들은 어부였다.
17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
18 그러자 그들은 곧바로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19 예수님께서 조금 더 가시다가,
배에서 그물을 손질하는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을 보시고,
20 곧바로 그들을 부르셨다.
그러자 그들은 아버지 제베대오를 삯꾼들과 함께 배에 버려두고
그분을 따라나섰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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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주간 월요일

(2025. 1. 13 ; 답십리 본당)

 

   오늘 독서인 신약 성경의 19번째 책인 히브리서의 독자는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유다인이다. 그런데 그 유다인들은 온갖 핍박과 속임수로 인해 다시 유다교로 돌아가야 하는가라는 상황에 직면해서 믿음이 흔들리고 있었다. 이에 그 유혹을 물리치고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을 지키도록 사도 바오로가 이 편지를 쓴 것이다. 그래서 이 편지의 주요 내용은 예수 그리스도 외에 다른 구원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히브리서는 로마서와 쌍벽을 이룰 정도로 교리 내용이 주를 이루는데, 이러한 성격은 하느님의 아드님인 예수님의 실체를 언급하는 오늘 독서의 1~3절에서부터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우선 1절은 하느님께서 예전에는 예언자들을 통하여 여러 번에 걸쳐 여러 가지 방식으로 조상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라고 밝힌다. 여기서 예언자란 그리스어는 직역하면 미리 앞서 말하는 자라는 의미한다. 이 단어는 부글부글 끓게 하다’, ‘넘쳐 흐르다란 뜻의 히브리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하는데, 구약의 예언자들은 하느님께서 주신 말씀을 말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심정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말했기 때문(예레 20, 9)이다. 그런데 이 구절에서 예언자들이라고 복수형으로 쓰인 것은, 이사야, 예레미야, 예제키엘, 호세아 뿐만 아니라 아브라함이나 모세, 여호수아 등도 포함(창세 20, 7 ; 시편 46, 2)하기 때문이다.

 

   하느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직접 말씀하지 않으시고, 반드시 대리자들을 통해 말씀하셨다. 그러나 그들을 단순히 기계적 통로로만 이용하신 것이 아니라, 그들이 당신의 뜻과 목적을 알아서 자신의 뜨거운 심정으로 전달하도록 그들을 세밀하게 지도하시고, 그들의 영을 감동시켜서 이용하셨다. 여러 번에 걸쳐는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계시가 여러 시기, 여러 단계를 거쳐 점진적으로 진행되었음을 나타낸다. 실상 구약 시대의 계시들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때마다 조금씩 부분적으로 주어졌다.

   그리고 여러 가지 방식으로다방면으로라는 의미이다. 이것은 하느님께서 다양한 방법으로 말씀하셨다는 뜻이다. 즉 꿈, 환시, 음성, 내적인 감동, 천사들, 역사적 사실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하여 예언자들에게 계시하셨고, 그들이 유다인들에게 당신의 뜻을 알리도록 하셨다. 이렇게 하신 이유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는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인데, 하느님의 무한한 지식이 제한된 용량의 지식밖에 없는 인간에게 일시에 주어진다면, 그 계시의 방대함과 깊이에 압도되어 어떤 이해도 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어서 이 마지막 때에는 아드님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라고 하였다. “이 마지막 때에는을 직역하면, ‘이러한 날들의 마지막에인데, 이것은 율법 시대가 끝나고 메시아 시대가 시작됨을 알리는 표현이다. 그런 탓인지 오늘 우리가 들은 복음에서 예수님의 첫 번째 선포 말씀은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였다. “때가 찼다.”는 예수님께서 복음을 선포하기 시작하신 일이 아무 때나 우연히 시작하신 것이 아니라는 말씀이다. 이전의 모든 시간이 지금의 이 를 준비하기 위한 것이었고, 지금이 바로 하느님께서 인간을 구원하기로 계획하시고 준비해 온 라는 말씀이다.

   그때에 예수님은 제자를 부르시면서 나를 따라오너라.”라고 말씀하신다. 그렇다면 예수님을 따르는데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그것은 어떤 무언가를 준비하거나 채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 자신이 의지하고 있는 것을 버리는 일이다. 그래서 제자들은 아버지도, 삯꾼도, 그물도 버리고 예수님을 따라나섰던 것이다. 사실, 잘못된 것, 좋지 않은 것은 당연히 버려야 한다. 그러나 좋은 것마저도 버려야 할 때가 있다. 왜냐하면 더 좋은 것, 더 값진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버림은 예수님을 따라나서는 하나의 조건이요 방법일 뿐, 결코 목적이라 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우리에게 진정 중요한 것은 무엇을 버렸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찾는지, 누구를 찾는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버리기 위해 따르는 것이 아니라, 따르기 위해 버려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무엇을 버렸는가? 버렸다고 하면서 결국 하나도 버리지 않고 다 쥐고 있는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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