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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17일 금 [백] 성 안토니오 아빠스 기념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5-01-17 조회수107

복음

<사람의 아들이 땅에서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1-12

1 며칠 뒤에 예수님께서 카파르나움으로 들어가셨다.

그분께서 집에 계시다는 소문이 퍼지자,

2 문 앞까지 빈자리가 없을 만큼 많은 사람이 모여들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복음 말씀을 전하셨다.

3 그때에 사람들이 어떤 중풍 병자를 그분께 데리고 왔다.

그 병자는 네 사람이 들것에 들고 있었는데,

4 군중 때문에 그분께 가까이 데려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분께서 계신 자리의 지붕을 벗기고 구멍을 내어,

중풍 병자가 누워 있는 들것을 달아 내려보냈다.

5 예수님께서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 병자에게 말씀하셨다.

얘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6 율법 학자 몇 사람이 거기에 앉아 있다가 마음속으로 의아하게 생각하였다.

7 ‘이자가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하느님을 모독하는군.

하느님 한 분 외에 누가 죄를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

8 예수님께서는 곧바로 그들이 속으로 의아하게 생각하는 것을

당신 영으로 아시고 말씀하셨다.

너희는 어찌하여 마음속으로 의아하게 생각하느냐?

9 중풍 병자에게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하고 말하는 것과

일어나 네 들것을 가지고 걸어가라.’ 하고 말하는 것 가운데에서

어느 쪽이 더 쉬우냐?

10 이제 사람의 아들이 땅에서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음을

너희가 알게 해 주겠다.” 그러고 나서 중풍 병자에게 말씀하셨다.

11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 들것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거라.”

12 그러자 그는 일어나 곧바로 들것을 가지고,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밖으로 걸어 나갔다.

이에 모든 사람이 크게 놀라 하느님을 찬양하며 말하였다.

이런 일은 일찍이 본 적이 없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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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안토니오 아빠스 기념일

(2025. 1. 17 ; 답십리 본당)


   우리 교회 안에서 수도 생활이 시작된 것은 서기 3세기 후반이다. 처음에는 사막이나 동굴에 혼자 움막을 짓고 살던 은수생활(隱修生活)이 있었고, 이후에 여러 사람이 함께 공동체를 이루어 사는 공주생활(共住生活)이 생겼다. 오늘 기념하는 안토니오 성인은 우리에게 알려진 최초의 은수자(隱修者)이다. 그로 인해 수도자들의 아버지’, ‘사막의 성인으로 불린 안토니오 성인은 251년 이집트 중부 코마나의 한 부유한 신자 가정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열심한 신앙생활을 하였다.

 

   스무 살에 양친을 잃은 그는 어린 여동생을 돌보며 많은 재산을 관리해야 하였다. 그런 그의 삶을 바꾸어 놓았던 것은 예수님과 부자 청년과의 대화 장면에서 예수님께서 부자 청년에게 하신 말씀, 네가 완전한 사람이 되려거든, 가서 너의 재산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마태 19, 21)를 자신에게 하신 말씀으로 이해하였다. 그래서 안토니오는 많은 재산을 모두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여동생은 친척에게 맡기고 보속과 청빈의 삶을 살기로 결심하였다. 그 후 인근 한적한 곳에서 어느 정도 덕을 닦고 난 안토니오는 외부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기 위하여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빈 무덤 동굴로 거처를 옮겨 15년 동안 기도와 금욕 생활을 엄격하게 수행하였다.

   그러나 정신을 차리고 깨어 있도록 하십시오. 여러분의 적대자 악마가 으르렁거리는 사자처럼 누구를 삼킬까 하고 찾아 돌아다닙니다.”(1베드 5, 8)라는 성경 말씀처럼 안토니오는 많은 유혹에 시달렸다. 그러면 그럴수록 그는 더욱 기도와 금욕 생활에 전념하여 유혹과 시련을 하느님께 나아가는 성숙의 계기로 승화시켰다. 그런 그의 생활이 사방에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그를 따라 살았다. 특히 수도 생활에 희망을 품은 청년들이 몰려들었다. 그리고 안토니오는 그들의 청을 받아들여 그들의 영적 지도자가 되었다. 곧 초기 수도 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막시미아누스 황제(286-305)가 교회를 박해하기 시작하자, 안토니오는 산을 내려가 알렉산드리아에 가서 공공연히 설교하며 그곳에 살던 사람들의 신앙을 북돋아주고 박해가 끝나자 다시 사막으로 돌아가 은수자 생활을 계속하였다. 그 후 이집트 나일 강 끝에 자리한 피스피르 산에 들어간 성인은 약 20년 동안 사람을 만나지 않은 채 빈 성채에서 홀로 수도 생활을 하였다. 그의 뛰어난 성덕과 수많은 기적에 관한 소문이 퍼지면서 제자가 되기를 청하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은수자들의 집단이 생겨났다.

   이들은 각자 움막에 거처하다가 주일에 미사를 함께 봉헌하고 안토니오에게서 지도를 받았다. 당시 그를 본받으려는 많은 청년들이 있었고, 주교와 사제들도 그를 찾아가 의논할 만큼, 세상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알리는 사람으로서, 하느님의 예언자로서 신앙인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이러한 상황에 안토니오는 하느님과 일치하는 더 충실한 삶을 위해 홍해 근처의 콜짐이라는 높은 산으로 은둔소를 정하고, 기도와 수도 생활에만 전념하였다. 하지만 그는 당시 득세하던 아리우스 이단과 맞서 정통 교리를 수호하기 위해 은둔지를 떠나 알렉산드리아로 움직이기도 하였는데, 투쟁 중에도 기도와 단식을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365105세의 나이로 돌아가시자 성인을 따르려는 수도자와 일반인들이 5천 명 이상 장지로 모여들었다고 전해진다.

 

   안토니오 성인은 나는 온 땅에 원수들이 쳐 놓은 올가미들이 있는 것을 본다. 나는 한숨을 내어 쉬며 중얼거렸다. ‘누가 이들을 피해 갈 수 있겠는가? 그때 내 귀에 한 음성이 들려왔다. ‘오직 겸손뿐이다.’”라고 말하였다. 그가 외진 곳에서 수도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겸손하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하느님의 뜻을 알고 예수님과의 관계를 더 중요시하였다. 그러면서 안토니오는 하느님의 말씀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이었고, 유혹과 시련을 넘어 참 행복에로 가는 길을 아는 사람이었다.

   그처럼 순탄한 환경에서 성인이 된 분은 한 분도 없다.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유혹이 이어졌고, 그로 인해 삶은 늘 치열했으며 사후(死後)에야 비로소 휴식을 누린 분들이셨다. 사실 환경이 성인을 만들지 않고, ‘주님과의 관계가 성인을 만든다. 왜냐하면 아무리 좋은 환경도 믿는 이들에게는 주님과의 관계에 따라 천국도 되고 지옥도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예수님과의 우정(friendship with Jesus)이 참으로 중요하다. 그래서 예수님과의 우정이 깊은 거룩한 사람은 성인(聖人)이 될 수 있지만, 예수님과의 우정이 빈약한 독한 사람은 괴물(怪物), 예수님과의 우정이 빈약한 여린 사람은 폐인(廢人)이 될 수 있다. 여러분과 예수님의 우정은 어느 정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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