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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21일 화 [홍] 성녀 아녜스 동정 순교자 기념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5-01-21 조회수19

복음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은 아니다.>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23-28

23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밀밭 사이를 질러가시게 되었다.

그런데 그분의 제자들이 길을 내고 가면서 밀 이삭을 뜯기 시작하였다.

24 바리사이들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보십시오, 저들은 어째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합니까?”

25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다윗과 그 일행이 먹을 것이 없어 배가 고팠을 때,

다윗이 어떻게 하였는지 너희는 읽어 본 적이 없느냐?

26 에브야타르 대사제 때에 그가 하느님의 집에 들어가,

사제가 아니면 먹어서는 안 되는 제사 빵을 먹고

함께 있는 이들에게도 주지 않았느냐?”

27 이어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은 아니다.

28 그러므로 사람의 아들은 또한 안식일의 주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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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행동의 본질

(2025.01.21. / [] 성녀 아녜스 동정 순교자 기념일)

 

   찬미 예수님! 오늘은, 성녀 아녜스 동정 순교자 기념일입니다. 로마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아름다움으로 인정받던 아녜스는, 하느님께 동정을 바칠 결심을 합니다. 점점 더 많은 젊은이들이 그녀에게 관심을 표했지만, 이윽고 아녜스는 집을 떠나 순교할 결심을 합니다. 성녀는 황제의 박해 아래, 어느 청혼자의 고발로 그리스도교 신자임이 드러나 총독 앞으로 끌려갔고, 겨우 열세 살이었던 아녜스는 온갖 고문 기구로 위협하는 총독의 심문에 직접 정면으로 맞섰습니다. 총독은 그녀를 매음굴로 보냈지만, 성녀는 자신의 용기와 성령의 도움으로 끝내 정결을 지켜냈습니다. 다시 총독 앞으로 불려간 성녀 아녜스는, 결국 참수형을 받아 순교의 월계관을 받아 쓰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가르침을 청하는 제자들에게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마태 11,29) 하셨습니다. ‘멍에는 유다교에서 가르침, 특히 하느님의 계명에 담겨 있는 가르침을 나타내는 표상입니다. 소가 앞으로 나아가도록 방향을 잡아 주는 역할을 멍에가 하기 때문입니다. 현대적인 의미로 보자면, 운전할 때의 차선, 전철이 움직이도록 도와주는 레일을 생각하면 되겠습니다예수님 당시의 사람들이 고생스럽게 지던 무거운 짐은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가르침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 그 예가 나옵니다. 바로 안식일에는 추수를 하면 안 된다.”는 계명입니다. 그것을 확대해서, 밀 이삭을 뜯어 먹은 것이 추수하는 행동이라고 바리사이들이 따지고 있는 것입니다. 안식일에 추수를 금하는 본래 계명의 의미나 목적과는 거리가 먼, 피곤하고 거추장스러운 근거였습니다. 이렇게, 율법의 본질과는 한참 떨어진 수많은 규정들이 사람들을 옭아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일들은 비단 이천 년 전 유다인들에게만 발생했던 일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금요일 단식을 철저하게 지키기 위해 목요일에 남은 음식을 모조리 버렸다면, 과연 이러한 행동이 단식의 본래 의미를 제대로 실천한 처사라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일까요? 예수님께서는 율법주의만 내세우면서 율법의 근본정신을 소홀히 여기는 이들의 태도를 나무라십니다. 그렇다면 안식일 법의 근본 정신은 무엇일까요? 그 해답은 바로 예수님의 말씀에 담겨 있습니다.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

 

오늘 복음은, 법 자체가 아니라 그 본질을 올바로 받아들이는 것이 먼저임을 가르쳐 줍니다. 예수님의 멍에, 곧 가르침은 제물보다 자비를 원하시는 하느님의 마음을 헤아리도록 우리를 훈계합니다. 자동차가 차선을 벗어나거나, 전철이 레일을 벗어나면 목적지를 향해 제대로 달릴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창조의 목적을 이룰 수 있는 길을 알려 주는 예수님의 멍에를 지고서, 나는 하느님의 가르침을 그저 번거롭고 귀찮은 의무로만 받아들이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사람의 아들은 또한 안식일의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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