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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30일 목 [녹] 연중 제3주간 목요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5-01-30 조회수53

복음

<등불은 등경 위에 놓는다. 너희가 되어서 주는 만큼 되어서 받을 것이다.>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4,21-25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21 말씀하셨다.

누가 등불을 가져다가 함지 속이나 침상 밑에 놓겠느냐? 등경 위에 놓지 않느냐?

22 숨겨진 것도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도 드러나게 되어 있다.

23 누구든지 들을 귀가 있거든 들어라.”

24 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새겨들어라.

너희가 되어서 주는 만큼 되어서 받고 거기에 더 보태어 받을 것이다.

25 정녕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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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주간 목요일

(2025. 1. 30 ; 답십리 본당)


   누군가로부터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듣는다면 여러분은 어떤 기분이 드는가? 만일 그 말을 전혀 모르는 사람한테서 듣는다면 어떨까?, 마음이 설레고 두근거릴 것 같은가? 아니면 겁나고 두려워질 것 같은가?

   제가 어제 아주 예쁜 목소리를 가진 한 여성에게서 사랑합니다.’라는 소리를 들었다. 어제 낮 시간에 전화를 받았는데, “사랑합니다. 고객님.”이라고 하였다. 내용을 들어보니 저와는 직접적으로 관련된 전화는 아니었는데, 정말 좋은 말인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듣고도 덤덤하였다. 제 감정이 메말라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 사랑은 말뿐인 사랑이었기 때문에 당혹스럽기만 하였다. 어쩌면 그 여성은 하루에도 수십 번, 아니 수백 번씩 사랑합니다.’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그 말 안에 진짜 사랑이 담기지는 않을 것 같다. 그 사람의 말은 단지 회사의 이익이나 본인의 수당을 위한 말뿐인 사랑이기 때문이다.


   하긴 요즘 세상은 말뿐인 사랑이 흘러넘치는 세상이다. 정말로 아름답고 숭고한 단어인 사랑이 생색내기에 바쁜 정치가들이나 때론 악덕 기업주의 말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신앙인이라면 적어도 짜증이 나고 화가 나는 말뿐인 사랑을 보이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오히려 세상의 빛이 되어 환하게 비출 수 있는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누가 등불을 가져다가 함지 속이나 침상 밑에 놓겠느냐?”라고 말씀하신다. 실상 등불은 주위를 밝게 밝히는 역할을 하는데 함지 속이나 침상 밑에 놓으면 제 구실을 못하다가 그냥 꺼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세상의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함지 속이나 침상 밑에 놓지 말아야 한다. 다시 말해서 예수님을 세상에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럴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예수님께서 늘 힘주어 강조하셨던 사랑의 실천에 있다. 그런데 그 사랑의 실천은 말로만 외치는 사랑이 아니라, 진정 마음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사랑이어야 하고, 자신의 행동과 삶으로 보여지는 사랑이어야 세상을 환하게 비출 수 있는 사랑이 될 수 있다. 더더욱 그런 사랑이어야 하는 것은 오늘 복음의 예수님 말씀처럼 숨겨진 것도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도 드러나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들 일상생활에서 이미 많이들 체험하였겠지만 아무리 숨기려고 해도, 감추려고 하면 할수록 더 드러나게 되어있다. 그러니 다른 사람에게 숨길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 혼자 죄를 짓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이 모를 것이라고, 그래서 내 눈만 질끈 감으면 감추어질 것이라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어떻게든 자신의 말과 행동, 표정 등을 통해 밖으로 나타나게 되고, 다른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이것이 죄의 사회성이고, 온전히 개인적인 죄는 없다는 의미이다.

   그러니 완전히 죄를 물리칠 수는 없어도 자신에게 솔직하고 또 이웃을 위해서라도 죄를 줄여나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가 믿는 분을, 우리가 다니는 이 교회를, 내가 믿는 신앙을 다른 이들에게 자랑스럽게 드러내 보일 수 있도록 좀 더 모범이 되는 삶을 살려고 더 애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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