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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월 4일 화 [녹] 연중 제4주간 화요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5-02-04 조회수73

복음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5,21-43

그때에 21 예수님께서 배를 타시고 건너편으로 가시자

많은 군중이 그분께 모여들었다.

예수님께서 호숫가에 계시는데,

22 야이로라는 한 회당장이 와서 예수님을 뵙고 그분 발 앞에 엎드려,

23 “제 어린 딸이 죽게 되었습니다.

가셔서 아이에게 손을 얹으시어

그 아이가 병이 나아 다시 살게 해 주십시오.” 하고 간곡히 청하였다.

24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그와 함께 나서시었다.

많은 군중이 그분을 따르며 밀쳐 댔다.

25 그 가운데에 열두 해 동안이나 하혈하는 여자가 있었다.

26 그 여자는 숱한 고생을 하며 많은 의사의 손에 가진 것을 모두 쏟아부었지만,

아무 효험도 없이 상태만 더 나빠졌다.

27 그가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군중에 섞여 예수님 뒤로 가서 그분의 옷에 손을 대었다.

28 ‘내가 저분의 옷에 손을 대기만 하여도 구원을 받겠지.’ 하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29 과연 곧 출혈이 멈추고 병이 나은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30 예수님께서는 곧 당신에게서 힘이 나간 것을 아시고 군중에게 돌아서시어,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 하고 물으셨다.

31 그러자 제자들이 예수님께 반문하였다.

보시다시피 군중이 스승님을 밀쳐 대는데,

누가 나에게 손을 대었느냐?’ 하고 물으십니까?”

32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누가 그렇게 하였는지 보시려고 사방을 살피셨다.

33 그 부인은 자기에게 일어난 일을 알았기 때문에,

두려워 떨며 나와서 예수님 앞에 엎드려 사실대로 다 아뢰었다.

34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이르셨다.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그리고 병에서 벗어나 건강해져라.”

35 예수님께서 아직 말씀하고 계실 때에 회당장의 집에서 사람들이 와서는,

따님이 죽었습니다.

그러니 이제 스승님을 수고롭게 할 필요가 어디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였다.

36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말하는 것을 곁에서 들으시고

회당장에게 말씀하셨다.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

37 그리고 베드로와 야고보와 야고보의 동생 요한 외에는

아무도 당신을 따라오지 못하게 하셨다.

38 그들이 회당장의 집에 이르렀다.

예수님께서는 소란한 광경과 사람들이 큰 소리로 울며 탄식하는 것을 보시고,

39 안으로 들어가셔서 그들에게, “어찌하여 소란을 피우며 울고 있느냐?

저 아이는 죽은 것이 아니라 자고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40 그들은 예수님을 비웃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다 내쫓으신 다음,

아이 아버지와 어머니와 당신의 일행만 데리고

아이가 있는 곳으로 들어가셨다.

41 그리고 아이의 손을 잡으시고 말씀하셨다. “탈리타 쿰!”

이는 번역하면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는 뜻이다.

42 그러자 소녀가 곧바로 일어서서 걸어 다녔다.

소녀의 나이는 열두 살이었다. 사람들은 몹시 놀라 넋을 잃었다.

43 예수님께서는 아무에게도 이 일을 알리지 말라고

그들에게 거듭 분부하시고 나서,

소녀에게 먹을 것을 주라고 이르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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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4주간 화요일

(2025. 2. 4 ; 답십리 본당)

 

   사람들 중에는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은, 그러나 누구에겐가는 꼭 털어버리고 싶은 자신만의 부끄러운 비밀을 지닌 사람들이 있다. 그것이 정신적인 것이든, 아니면 육체적인 것이든, 말 못할 아픔은 삶을 늘 무겁게 만들고 내적인 평화를 잃게 만든다.

   오늘 복음의 하혈하는 여인이 바로 이런 경우이다. 당시 하혈하는 여인은 구약의 율법에 따라 부정한 여자로 취급되었다(레위 15, 25-26). 그래서 그 여인은 12년이라는 지긋지긋한 세월을, 누구에게도 말 못하는 부끄러움과 아픔을 안고 혼자서 남몰래 의사들을 찾아다녀야 했을 것이다.

   그래도 소용이 없자 소문으로 들은 예수님이 그 여인에게 남은 유일한 희망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여인이 치유되는 과정에서 두 종류의 접촉이 있었다. 하나는 많은 군중이 예수님을 따르며 밀쳐 대는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예수님의 옷에 손을 대는것이었다. 어쩌면 수많은 군중 중에도 아픈 사람이 있었을 텐데, 그래서 더 예수님을 밀쳐 대며 다가서려는 이들도 있었을 텐데, 그들에게는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오직 한 사람, 하혈병을 앓던 여인이 손을 대자기적이 일어났다.


   왜냐하면 밀쳐 대는 것이 호기심과 욕심의 발로라면, 손을 대는 것은 전적인 신뢰를 의미하였기 때문이다. 또 밀쳐 대는 것이 자기는 그대로 있으면서 상대를 움직이게 하는 것이라면, 손을 대는 것은 나에게서 그에게로 건너가는 것이다. 그리고 밀쳐 대는 것은 상대를 가 아닌 그것으로 보는 것이지만, 손을 대는 것은 상대를 그것이 아닌 로 보는 것이다. 한마디로 손을 대는 것은 마음을 담은 행위이고, 나의 주인이 되어 주십사 청하는 간절함이 담긴 행동이다.

   그런 행동을 하였기 때문에 예수님께로부터 딸아라는 말씀을 들었다. 그렇게 예수님께서는 도둑질하듯 몰래 다가간 낯모르는 여인에게 아버지가 딸을 부르듯 애틋한 사랑을 보여 주셨다. 이 따뜻한 사랑의 말씀 한마디에 남몰래 앓고 있던 부끄러움도, 두려움도 눈 녹듯 사라졌을 것이다.

 

   우리도 자신을 있는 그대로 온전히 이해해 주고 사랑해 주는 만남을 갖고 싶을 때가 있다. 그리고 그 만남 앞에서 엉엉 울며 나만의 아픔을 하소연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그런 마음이 들 때 가장 좋은 것은 감실 앞에서 기도하는 것이다. 나의 믿음과 기도가 간절해질수록 딸아(아들아), 오늘 너를 구원하였다!”라는 예수님의 말씀도 선명하게 들릴 것이다. 그러니 예수님과 그런 만남을 가지려고 노력해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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