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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월 8일 토 [녹] 연중 제4주간 토요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5-02-08 조회수66

복음

<그들은 목자 없는 양들 같았다.>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6,30-34

그때에 30 사도들이 예수님께 모여 와,

자기들이 한 일과 가르친 것을 다 보고하였다.

31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오고 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었던 것이다.

32 그래서 그들은 따로 배를 타고 외딴곳으로 떠나갔다.

33 그러자 많은 사람이 그들이 떠나는 것을 보고,

모든 고을에서 나와 육로로 함께 달려가

그들보다 먼저 그곳에 다다랐다.

34 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기 시작하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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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의 의미

(2025.02.08. / [] 연중 제4주간 토요일)

 

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 굳이 이름을 불러 주지 않아도 좋아.

바람이 날 데려가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새롭게 태어날 수 있어.

하고 싶은 모든 말들 아껴둘 때마다, 씨앗으로 영그는 소리를 듣지.

너무 작게 숨어 있다고 (해서) 불완전한 것은 아냐.

내게도 좋은 이름이 있음을 사람들은 모르지만, 서운하지 않아.

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 굳이 이름을 불러 주지 않아도 좋아.

바람이 날 데려가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새롭게 태어날 수 있어. - ‘풀꽃의 노래

 

   ‘피세정념이라는 말을 아십니까? 우리가 가끔씩 기도하고 묵상하기 위해 떠나는 피정의 본딧말입니다. 일상에서 벗어나 한적한 곳에 머무르며 수양하는 것, 세상을 떠나 고요한 시간을 갖는 수행입니다. 천주교회의 수도자나 성직자는 의무적으로 피정(避靜)이라는 휴식을 갖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알폰소 성인은 휴식으로 초대하며 말했습니다. “Intrate toti, Manete Soli, Exite Alii!” , 온전한 마음으로 들어오라, 홀로 머물러라, 다른 사람이 되어 나가라!” 는 말입니다. 잃었던 나를 찾고, 고삐풀린 마음을 다잡아 새로운 내일을 설계하면서 온전히 휴식하라는 뜻이겠습니다. 그야말로 자신의 영혼을 돌보는 소중한 쉼입니다. 매일이 바쁘지만, 이따금 잠시 멈추고 쉬어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배려하십니다.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제자들이 많은 활동을 하느라 지쳤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일을 하는 우리에게도 휴식이 필요합니다. 장소와 감각, 생각의 격리가 주는 의미가 있습니다. 내가 머물던 데서 잠시 이방인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휴식과 재충전에도 많은 것을 고려하고 준비하며, 그렇게 안 하면 잘 쉬지 못한다고 여깁니다. 숙소는 어디로 잡을지, 가서는 어떤 맛있는 것을 먹고 재미난 것을 할지, 언제 자고 일어날 것인지그러나 우리가 참으로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나를 붙잡고 있던 모든 것으로부터 해방되어야 합니다. ‘내가 당장 내일 죽는다면 어떨까?’ 생각하면서, 홀가분하게 내려놓을 수 있어야, 진정한 자유입니다. 세상에 뿌리내린 고민과 문제들, ‘나 없으면 안 될 것 같은많은 일들, 사실은 나의 욕심에 불과합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휴식을 취하는 근본적인 목적은, 하느님 안에서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기 위함입니다. 조용하고 평온한 가운데에서, 온전히 하느님을 뵙고 그분에게만 집중하여 말씀을 들으려는 것입니다. 나를 짓누르던 모든 것을 털어 버리고 주님을 만나고자 하면, 그때부터 주님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빛 공해로 보이지 않던 별이, 공기 좋은 시골 높은 산에 올라가면 그제야 쏟아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바쁜 나날의 연속이지만, 시간을 내어 주님과 함께 쉬면, 비로소 존재의 소중함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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