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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월 21일 금 [녹] 연중 제6주간 금요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5-02-22 조회수62

복음

<나와 복음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8,34-9.1

그때에 34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군중을 가까이 부르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35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와 복음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36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37 사람이 제 목숨을 무엇과 바꿀 수 있겠느냐?

38 절개 없고 죄 많은 이 세대에서 누구든지 나와 내 말을 부끄럽게 여기면,

사람의 아들도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거룩한 천사들과 함께 올 때에

그를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

9,1 예수님께서 또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여기에 서 있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죽기 전에

하느님의 나라가 권능을 떨치며 오는 것을 볼 사람들이 더러 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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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6주간 금요일

(2025. 1. 21 ; 답십리 본당)

 

   다른 사람의 마음이 늘 내 마음 같지 않은 경우들이 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아무리 잘해주어도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 ‘내가 이렇게 잘해주는데 왜 나를 싫어하지?’라고 생각하며 성경 말씀대로 나를 미워하는 사람까지 사랑하려고 부단히 애를 쓴다. 나의 사랑이 부족한 탓이려니 생각하며 그 사람을 위해 준다. 그럼에도 끝까지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얻은 결론이 그 노력과 힘을 다른 사람을 위해 썼었다면하는 생각이다.

   이런 생각을 예수님도 하셨던 것 같다. 그래서 오늘 복음에서 절개 없고 죄 많은 이 세대에서 누구든지 나와 내 말을 부끄럽게 여기면, 사람의 아들도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거룩한 천사들과 함께 올 때에 그를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라고 하셨다. 이를 달리 말하면 너희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나도 너희를 사랑하지 않겠다.’이다.

 

   사실 나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도록 모든 힘과 노력을 쏟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그 사람이 내 사랑을 받을 준비가 되도록 기도해주며 받아들이는 만큼만 사랑하면 된다. 그리고 나머지 힘과 노력은 나를 원하는 사람에게 더 사용하는 것이 좋다. 물론 예수님은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셨다. 그러나 사람을 사랑하는 것과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하도록 하는 것은 다르다. 사랑은 하되 그 사람을 위해 나의 소중한 힘과 노력을 모두 소진할 필요는 없다. 내가 사랑해야 할 사람은 주위에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러질 않다보니 때만 되면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라는 오늘 복음의 말씀을 들어 자신의 십자가가 너무 무겁다고 원망하고 따진다.

 

   예수님께서 두 제자에게 나타나 십자가를 하나씩 안겨주면서 이 길 끝에 내가 서 있겠다. 십자가를 잘 가져오기를 바란다.”라고 말씀하셨다. 그 말씀대로 제자들은 길을 떠났다. 시간이 지나자 한 제자의 입에서 예수님은 왜 굳이 이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오라고 하시지? 그렇잖아도 힘든 세상살이인데!”라며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른 제자는 만면에 웃음을 띠고 힘내어 같이 가자는 말만 했다. 그런데 아무래도 자기 십자가가 더 커 보였고, 그래서 불만은 더 커졌다. 어찌어찌하여, 두 제자는 예수님이 서 있는 그 길의 끝에 당도했다. 예수님은 흐뭇하게 웃으며 그들을 맞이하셨다. 투덜거리던 제자가 예수님, 아무래도 제 십자가가 저 친구 것보다 더 크고 무거운 것 같습니다. 왜 차별하십니까?”라고 하였다. 그러고 보니 정말로 그 제자의 십자가가 더 컸고, 무게에도 큰 차이가 났다.

 

   예수님은 십자가는 본래 똑같은 것이었지. 하지만 십자가라는 것은 기꺼이 지려는 사람에게는 점점 가벼워지지만, 억지로 지는 이에게는 점점 커지고 무거워지는 것이란다. 그러니 십자가는 어깨에 지고 낑낑거리며 가는 게 아니라 소중하게 가슴에 품고 가는 것이란다.”라고 하셨다. 이 세상에서 십자가 없는 삶이란 없다. 모두가 나름대로의 걱정과 고통, 삶의 무게를 안고 살아간다. 하지만 그것을 사랑한다면 점점 가벼워지지만 그것을 짐으로 여기고, 고통으로 여기면서 산다면 한없이 힘들어진다.

   삶이란 이렇게 신비하다. 투덜거리고 불평하고 내려놓으려 해도 십자가는 우리를 떠나지 않는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는 것이 삶의 지혜라고 했다. 내 삶의 십자가를 더 사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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