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9,38-40

그때에 38 요한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어떤 사람이 스승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것을 저희가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가 저희를 따르는 사람이 아니므로,

저희는 그가 그런 일을 못 하게 막아 보려고 하였습니다.”

39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막지 마라. 내 이름으로 기적을 일으키고 나서,

바로 나를 나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40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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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7주간 수요일

(2025. 2. 26 ; 답십리 본당)

   오늘 복음은 어떤 낯모르는 악령 추방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떤 사람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었는데, 그 사람이 제자들 가운데 하나가 아니었기에 제자들이 그 사람을 막으려 하였다는 것이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악령을 쫓아낸 그 사람도 예수님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적을 행할 수 있었을 것인데, 제자들에게는 그 사실보다는 그 사람이 자기들 가운데 하나인가 아닌가가 더 중요하였던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그 사람을 막지 말라고 하시며,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라고 말씀하신다. 이 말씀을 통하여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제자들이, 그리고 당신을 고백하는 모든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열린 마음을 지녀야 함을 강조하신다. 예수님을 반대하여 원하지 않는 사람 말고는 모든 사람에게 문을 열어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열린 마음은 단순히 교회 밖의 사람들과 맺는 관계에서만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공동체 안에서도 서로 열린 마음으로 받아 주어야 한다. 하느님께서는 전혀 뜻하지 않은 사람을 통해서, 때로는 내가 원하지 않는 사람을 통해서도 당신의 일을 하실 수 있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우리’라는 좋은 표현도 치우쳐서 잘못 적용하면, ‘너희’와 맞서는 표현이 되고, 편이 갈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고백하는 모든 사람이 하나가 되기를 바라신다. 그 하나 됨은 모든 사람이 똑같아야 한다는 획일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다양함 가운데에서 하나를 지향하고, 그 지향점이 그리스도와 그리스도의 사랑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을 가로막고 있지는 않을까?”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