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본당 소식
본당 소식 미사강론

미사강론

2025년 3월 7일 금 [자] 재의 예식 다음 금요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5-03-07 조회수57

복음

<신랑을 빼앗길 때에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9,14-15

14 그때에 요한의 제자들이 예수님께 와서,

저희와 바리사이들은 단식을 많이 하는데,

스승님의 제자들은 어찌하여 단식하지 않습니까?” 하고 물었다.

15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혼인 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으냐?

그러나 그들이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다.

그러면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재의 예식 다음 금요일

(2025. 3. 7 ; 답십리 본당)


   오늘 말씀 전례는 참된 단식에 대한 말씀이다. 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그릇된 단식, 곧 당시 유다인들의 형식적이고 위선적인 단식을 질타하면서, ‘참된 단식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내가 좋아하는 단식은 불의한 결박을 풀어주고, 멍에 줄을 끌러주는 것, 억압받는 이들을 자유롭게 내보내고 모든 멍에를 부수어 버리는 것이다. 네 양식을 굶주린 이와 함께 나누고, 가련하게 떠도는 이들을 네 집에 맞아들이는 것, 헐벗은 사람을 보면 덮어주고, 네 혈육을 피하여 숨지 않는 것이 아니겠느냐?” (이사 58, 6-7) 이는 참된 단식이란 곡기를 끊고 생명을 죽여가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생명을 살리는 일임을 말해준다. 곧 단식의 참된 정신은 타인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에 있다.

   사실 단식은 레위기(16, 29-31)에 따르면, 잘못을 속죄하고 정결해지기 위해 행하는 것이었고, 예수님께서도 단식을 배척하지 않으셨다. 이미 우리가 재의 수요일복음에서 보았듯이, 예수님께서는 단식을 기도와 자선과 함께 경건한 생활의 핵심으로 인정하셨다. 단지 형식적이고 위선적인 단식을 배척하시는 것이다.

 

​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단식을 하던 요한의 제자들이 단식을 하지 않는 예수님께 따졌고, 예수님께서는 단식하지 않는 이유를 이렇게 말씀하신다. “혼인 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으냐?” 이 말씀에서 당신이 신랑(묵시 19, 6-9)이라고 계시한다. 사실 구약성경 여러 곳에서 하느님을 신랑으로 계시하고 있고(이사 54, 5-6 ; 62, 4-5 ; 호세 2, 16-20), 세례자 요한도 예수님을 신랑(요한 3, 29)이라 불렀으며, 예수님 스스로도 하늘나라를 혼인 잔치에 비유하시면서 당신을 신랑(마태 22, 2)으로 비유하셨고, 사도 바오로는 예수님과 교회 혹은 신자들과의 관계를 신랑과 신부의 관계로 비유하였다(2코린 11, 2 ; 에페 5, 23-32).

   동시에 예수님께서는 단식해야 할 이유그러나 그들이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다. 그러면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라고 밝히신다. 이는 단식해야 할 이유와 함께 당신의 수난 예고와 당신이 수난받는 주님의 종인 메시아임을 함께 계시한다. 곧 오늘날의 우리가 단식을 해야 할 이유가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한 수난에 감사드리며, 다시 오실 신랑이신 예수님을 사랑하여 드리는 단식이 되어야 함을 말해준다.

 

   이는 새로운 의미의 단식으로, 결국 단식은 사랑이어야 한다. 그래야 열매 맺는 단식이 되는 것이다. 사실 사랑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그러므로 지금 기회를 놓치지 말고 많이 많이 사랑해야 한다. “우리는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오늘 하루 종일 사랑했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구엔 반 투안). 누구를 사랑했다고 말할 것인가? 세상을, 사람을, 아니면 하느님을?

파일첨부                        
이전글 2025년 3월 8일 토 [자] 재의 예식 다음 토요일
다음글 2025년 3월 6일 목 [자] 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