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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5일 월 [백] 부활 제3주간 월요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5-05-06 조회수7

복음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6,22-29

예수님께서 오천 명을 먹이신 뒤,

제자들은 호수 위를 걸어오시는 예수님을 보았다.

22 이튿날, 호수 건너편에 남아 있던 군중은, 그곳에 배가 한 척밖에 없었는데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그 배를 타고 가지 않으시고

제자들만 떠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3 그런데 티베리아스에서 배 몇 척이,

주님께서 감사를 드리신 다음 빵을 나누어 먹이신 곳에 가까이 와 닿았다.

24 군중은 거기에 예수님도 계시지 않고 제자들도 없는 것을 알고서,

그 배들에 나누어 타고 예수님을 찾아 카파르나움으로 갔다.

25 그들은 호수 건너편에서 예수님을 찾아내고,

라삐, 언제 이곳에 오셨습니까?” 하고 물었다.

26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나를 찾는 것은 표징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다.

27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

그 양식은 사람의 아들이 너희에게 줄 것이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사람의 아들을 인정하셨기 때문이다.”

28 그들이 하느님의 일을 하려면 저희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 하고 묻자,

29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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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3주간 월요일

(2025. 5. 5 ; 답십리 본당)

 

   보리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장정만도 오천 명이 넘는 기적을 체험한 사람들은 오늘 복음에 따르면 예수님을 찾아 이리저리 헤맸었던 것 같다. “이분은 정말 세상에 오시기로 되어 있는 그 예언자시다.”라고 하면서 억지로 모셔다가 임금으로 삼으려 하였던 군중들은, 나름대로 추리하여 호수 건너편으로 와서 예수님을 만났다. 그리고는 라삐, 언제 이곳에 오셨습니까?”하고 물었다. 그렇게 찾아온 군중들에게 예수님은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나를 찾는 것은 표징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다.”라고 하신다.

 

   참 사람을 기분 나쁘게도 말씀하신다. 꼭 그렇게 말했어야 했나? 나 찾느라고 고생했지? 제자들이 폭풍을 만나서 힘들어하기에 급히 떠날 수밖에 없었어. 미안해라고 말하면 어디 덧나나? 그런데 예수님의 말씀은 내가 베푼 기적의 의미는 생각하질 않고, 배불리 먹었다고 먹을 걸 또 달라고 나 찾아온 거지!”라는 얘기이다. 실상이 그렇다면 먹는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먹는다는 것은 생명을 위한 필수적인 행위이다. 음식을 먹어서 에너지를 만들고 몸의 기관에서 사용함으로써 생명을 지속시키는 것이다. 그렇기에 배가 고프면 먹는 것에 모든 신경을 집중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러니 예수님의 놀라운 기적으로 배불리 먹은 그들에게 있어서 예수님은 생명을 주관하시는 분이 아니라 자신들의 배를 채워주신, 배고픔을 덜어 주신 분일 뿐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그들에게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하고 가르치신 것이다. 그런데 가끔 우리는 일을 하면서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이다.’라고 푸념한다. 즉 일하는 목적이 먹는 것인지, 먹는 목적이 일하기 위함인지 분간이 잘 되지 않지만, 실상 먹는 것은 우리 삶의 중심이고 목적이라 여겨질 만큼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목적과 수단을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수단에 집착하면 목적을 잊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들 모두 이 세상 살아가면서 더 좋은 집, 좋은 자동차를 갖고 싶어 한다. 생활에 편하고 광고에서 보는 것처럼 멋진 가전제품을 갖춘 부엌을 바라기도 하고, 가끔 해외여행도 하고, 품위 있는 취미생활도 하면서 조금은 더 편하게 살고 싶어 한다. 그런 바람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 우리는 힘들어하고 다른 사람들보다 자신이 어렵게 산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당연히 먹고 사는 문제에 더 관심을 갖게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 보니 먹고 사는 문제가 우리 삶의 고통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힌두교에서는 고통을 운명으로 돌리며, 체념하라고 한다. 반면 불교에서는 고통을 피해야 할 대상이라 여긴다. 그래서 모든 번뇌와 사욕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한다. 반면 우리 교회에서는 고통을 받아들이라고 한다. 체념하거나 피할 것이 아니라 정면으로 받아 안아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라고 하신 것은 인간으로서 겪게 되는 어려움과 고통이 은총임을 깨달으라는 것이다. 사실 인간은 시련을 통해서 자신의 본모습을 보게 된다. 아무것도 아닌 자기 모습을 인정하게 되고, 그러면서 하느님께 눈뜨게 된다.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선물을 주실 때에는 고통이라는 보자기에 싸서 주신다.’라고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보자기를 풀다가 중단한다. 안을 들여다보기 두렵기 때문이다. 끝까지 열어 보면 필요한 선물이 있는데도 그걸 모른다.

 

  그러니 우리 삶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결정해야 한다. 내 관심의 중심이 어디에 있는지, 내 삶의 무게 중심이 누구에게 뿌리 박혀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모든 걱정 가운데에서, 해야 할 많은 것들에 앞서 우리의 마음이 어디에 가 있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 , “하느님 나라를 먼저 구하는 마음을 우선순위로 두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그러니 눈앞에 있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조금은 더 넓게 또 멀리 보았으면 한다. 또 예수님을 믿고 그분의 말씀을 실천하려고 더 노력하였으면 좋겠다. 그렇게 될 때,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양식을 얻게 될 것이고, 하느님의 일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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