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主日)과 일요일(日曜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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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4-10-17 조회수40 |
가톨릭 신자들은 ‘일요일’이라고 말해야 할까, 아니면 ‘주일’이라고 말해야 할까? 주일(主日)에 미사를 참례하는 것은 가톨릭 신자의 중요한 의무로서 이 의무를 행하지 못하면 고해성사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주일이라는 명칭은 단순히 주일미사를 드리는 날로만 인식되어서는 안 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교회는 그리스도 안에서 성사와 같다. 교회는 곧 하느님과 이루는 깊은 결합과 온 인류가 이루는 일치의 표징이며 도구”(교회 1항)라고 선언하였다. 주일미사는 이러한 교회의 성사성(聖事性)을 드러내며 미사를 통해서 그리스도와, 그리고 하느님 백성인 교회 구성원들 간에 일치의 친교를 나눈다. 즉 주일은 주님의 부활을 기념하며 그 기쁨을 나누는 축제의 날이다. 초기 한국천주교회에서는 주일파공(主日罷工)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파공(罷工)이란 늘 하던 본업이나 노동을 쉬는 것을 의미한다. 즉 주일에는 노동을 쉬는 휴식을 의미한다. 창세기에 하느님은 6일간 세상을 창조하시고 7일째 되는 날 쉬셨다고 한다(창세 2, 3). 그러니 주일의 휴식은 단순히 본업을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안에서 쉬는 것이다. 3세기 중엽 시리아에서 쓰여진 《사도들의 가르침》(Didascalia apostolorum) 13장에서 이렇게 선언한다. “세속적인 일들을 하느님의 말씀보다 위에 놓지 마십시오. 주님의 날에 모든 것을 버리고 부지런히 여러분의 교회로 달려가십시오. 왜냐하면 하느님께 여러분의 찬미를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만일 생명의 말씀을 듣고 영원히 지속될 천상 음식을 취하기 위해 주님의 날 모임을 갖지 않는 이들이 하느님께 무슨 변명을 할 것입니까?” 그렇기에 주일은 첫째, 우리의 믿음을 확인하고 고백하며 거행하는 부활의 기념일이다. 둘째, 우리가 희망 가운데 체험하는 주님 재림의 기다림이다. 셋째,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모여서 선포되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성찬례를 지내는 가운데 주님께서 현존하심이다. 넷째는 주님 사랑의 결정체인 빵과 포도주의 형상 안에 계신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통한 그분과의 일치이다. 주간 첫날은 새로운 창조의 날이기도 하다. 하느님께서는 말씀으로 창조하셨고 또한 말씀이 사람이 되게 하시어 제2의 창조인 구원을 주신 날이 바로 주일이기에 그리스도인은 그것을 기념하는 주일미사를 통해서 신앙인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성숙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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