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계명은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이집트를 탈출한 모세가 시나이산에 올라가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열 가지 계명이다. 이 십계명은 유다인들뿐 아니라 천주교와 프로테스탄트, 동방 교회, 성공회 등 모든 그리스도인이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계명이다. 십계명은 탈출기(20, 2-17)와 신명기(5, 6-21)에 언급되어 있다. 그런데, 천주교의 십계명과 프로테스탄트의 십계명을 비교하면, 천주교의 제1 계명(한 분이신 하느님을 흠숭하여라.)이 프로테스탄트에서는 제1 계명(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있게 하지 마라.)과 제2 계명(어떤 우상도 만들지 말고 절하지 마라.)으로 나뉘어져 있다. 반면 천주교의 제9 계명(남의 아내를 탐내지 마라.)과 제10 계명(남의 재물을 탐내지 마라.)이 프로테스탄트에서는 제10 계명(네 이웃의 아내나 재물을 탐내지 마라.)으로 합쳐져 있다.

   천주교도 초기에는 현재 프로테스탄트와 같이 분류하였었는데, 이것은 유다교 학자인 필로(Philo Alexandrinus, 기원전 20?~서기 50?)가 분류한 방식이었다. 그 후 천주교는 성 아우구스티노(Augustinus, 354~430)가 분류한 방식에 따라 현재처럼 분류하는 것으로 변경하였다. 십계명의 분류는 천주교와 루터교가 같고, 동방 교회, 성공회를 포함한 그외 프로테스탄트가 번호에 차이를 보인다. 프로테스탄트 일각에서는 천주교의 성화(聖畵)나 성상(聖像)을 ‘우상숭배’라고 지적하면서, 이 때문에 천주교가 프로테스탄트의 제2 계명을 일부러 빼고 제10 계명을 9계명과 10계명으로 나누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런데 탈출기 20장을 읽어 보면, 현재 천주교나 프로테스탄트의 십계명처럼 ‘일, 이, 삼…’ 등의 번호가 매겨져 있지 않다. 따라서 천주교와 프로테스탄트의 십계명 차이는 해당하는 성경 본문을 어느 계명에 포함시켰느냐에 따른 것이지, 십계명 자체가 다른 것은 아니다. 결국 천주교와 프로테스탄트의 십계명은 모두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