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19일 연중 제15주간 금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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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4-07-19 조회수61 |
복음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2,1-8 1 그때에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밀밭 사이를 지나가시게 되었다. 그런데 그분의 제자들이 배가 고파서, 밀 이삭을 뜯어 먹기 시작하였다. 2 바리사이들이 그것을 보고 예수님께 말하였다. “보십시오, 선생님의 제자들이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3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다윗과 그 일행이 배가 고팠을 때, 다윗이 어떻게 하였는지 너희는 읽어 본 적이 없느냐? 4 그가 하느님의 집에 들어가, 사제가 아니면 그도 그의 일행도 먹어서는 안 되는 제사 빵을 먹지 않았느냐? 5 또 안식일에 사제들이 성전에서 안식일을 어겨도 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율법에서 읽어 본 적이 없느냐? 6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성전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7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너희가 알았더라면, 죄 없는 이들을 단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8 사실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미사강론 (2024.07.19. / [녹] 연중 제15주간 금요일) 처음 만난 사람을 사랑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첫눈에 반하여 사랑하게 된다는 것은 그 사람의 매력에 이끌려 설레는 것이지, 진정한 사랑의 모습과는 다르다. 사랑하려면 많은 것을 알아야 한다. 상대의 장점과 단점,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꿈과 목표 등 그 사람에 대해서 하나부터 열까지 잘 알아야지만 사랑할 수 있다. 또한 서로에 대해 알게 된 것을 공유하고 서로 배려해야 한다. 상대와 자신이 다름을 인정하고 그 거리를 좁혀 갈 때 사랑은 지속될 수 있다. 다름을 같음으로 만들어 가려면 상대를 배려하고 내 것을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 그렇게 해서 함께 즐거워하고 행복해하며, 때로는 함께 아파하고 그 아픔을 견디며 살아가는데, 그렇게 서로 닮아 가며 하나가 되는 것이 사랑이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이러한 사랑의 관계로 이끌어 가신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무엇을 좋아하시고 무엇을 싫어하시는지, 무엇을 바라시고 우리가 무엇을 위해서 살아가야 하는지를 정확히 알려 주신다. 이를 기록해 놓은 것이 바로 ‘율법’이다. 율법에는 당신께서 ‘너희의 하느님이 되어 주고, 너희는 그분의 백성이 되게 하겠다.’(신명 26, 16-19 참조)라고 하시며 이스라엘 백성과 사랑의 관계를 맺고자 하신 하느님의 의리와 신의가 포함되어 있다. 그렇기에 율법을 통하여 내 것 대신 하느님의 것으로 채우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바리사이들은 하느님의 뜻으로 자신을 채우지 않았다. 율법을 통해서 사람들을 통제하고 권위를 세워 자신을 드러내려고 하였다. 그들은 하느님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자기 자신을 사랑한 것이다. 그래서 그랬을까? 바리사이들의 눈에는 제자들의 배고픔이 왜 안 보였을까? 제자들의 배고픔을 보았지만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고 무시한 것일까? 실제 상황은 모르지만, 바리사이들의 마음에 사랑이 없었던 것은 분명하다. “내 배가 고프지 않으면 남의 배고픔을 모른다.”라는 말이 있다. 그처럼 바리사이들은 사랑보다 율법이 더 중요하다고 여겼다. 실상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이 밀 이삭을 뜯은 것을 바리사이들은 안식일에 추수하지 말라는 규정(탈출 34, 21 참조)을 어긴 것이고, 손으로 비볐다면 타작하지 말라는 조항을 위배한 것으로 여겼다. 그리고 후후 불어 껍질을 털어냈다면 키질을 하지 말라는 법을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넓게 해석하였다. 하지만 제자들의 행동은 정확히 따진다면 율법을 위배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신명기에 따르면 이웃집 밭에 심겨진 밀 이삭을 그 자리에서 잘라 먹는 것은 허용되었지만, 낫을 대는 것은 금지하였기 때문이다(신명 23, 26). 그러니 “밀 이삭을 뜯어 먹은” 제자들의 행동은 시빗거리가 아니었고, 단지 안식일에 금지된 일을 하였기 때문에 시비를 거는 것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율법규정을 폭넓게 해석한 것이었다. 그러나 바리사이들의 비난과 시비는 그들에게 참으로 치명적인 것이었다. 고생하는 인간의 휴식을 위해 제정된 것이 안식일 규정이었다. 그런데 그 안식일 규정이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에 의해 인간을 속박하는 규정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 만든 안식일 규정이 사람을 괴롭히고 죽음으로 몰고 가는 규정이 되고 만 것이다. “밀 이삭을 뜯어 먹은” 것은 제자들이 배가 고파서 그렇게 한 것이었다. “제자들이 배가 고파서”라는 말은, 예수님과 제자들의 생활이 어떠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더구나 제자들도 자신들의 행동이,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을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무시한 것은 아니라, 너무 배가 고파서 무심코 행동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 더 많이 사랑하며 살면 좋겠다. 우리 또한 나름의 규칙과 법을 정해 놓는다. 교회 안에서도 하느님을 사랑하기 위한 법을 정해 놓았다. 그 법이 내가 편하려고, 나에게 위로와 희망과 즐거움을 주려고 만든 법인지, 아니면 진심으로 하느님을 사랑하고 그분 뜻대로 살아가고 싶은 마음에서 지키는 법인지 성찰해 보았으면 한다. 그리고 허겁지겁 밀 이삭을 비벼 입에 털어 넣는 제자들을 보시며 “쯧쯧, 얼마나 허기졌으면…”하셨을 아버지의 마음을 닮아보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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